[쿠키 사회] 인문·자연·예체능계열 등 모든 학과의 대학원생 숫자가 늘고 있는데 공과대학 대학원생 숫자만 줄고 있다. 심각한 청년 실업에 대부분의 학부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취업으로 가는 필수코스로 여기는 상황이라 공대 대학원생 감소는 독특한 현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
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과대학 대학원생은 석사와 박사를 합쳐 4만5926명으로 2000년 4만8434명보다 줄었다.
반면 석·박사 학위 열풍으로 다른 계열의 대학원생 숫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문계열 대학원생은 2000년 박사 3686명, 석사 2만3585명에서 계속 늘어 지난해 박사 6636명, 석사 3만3559명까지 늘었다. 자연계열 대학원생도 2000년 박사 6101명, 석사 1만6845명에서 지난해 박사 7598명, 석사 1만6915명으로 증가했다. 교육계열이나 예체능계열도 마찬가지 추세다.
유독 공대만 대학원생이 줄어드는 이유를 놓고 취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원생들과 교수들은 공대생들이 꼭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아도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경희대 공대 백영남 교수는 “인문대나 자연대의 경우 아무래도 학부를 졸업하면 취업이 잘 안 되지 않는가”라며 “공대는 취업률에 큰 변동이 없고, 일정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이 늘어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는 장모(27)씨는 “공대는 국내 대학원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보다 회사에 일찍 취업해 경력 관리를 하는 게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공대생들이 학부만 졸업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은 공대 대학원 졸업자가 얻는 혜택이 그만큼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숭실대 공대 배명진 교수는 “사회 지도층의 전공이 주로 인문사회·경영”이라며 “공학 계열 전문직 기술자가 사회의 주류에서 등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 공대 대학원 진학을 막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뭔데 그래◀ 서울광장 봉쇄 적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