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고공 행진, 달러는 약세…실물경기 발목잡나

국제유가는 고공 행진, 달러는 약세…실물경기 발목잡나

기사승인 2009-06-02 17:53:02

[쿠키 경제]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치로 급락했다.

환율과 유가가 주요 거시지표로서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같은 변동성 확대는 실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가까스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실물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 6개월 만에 30달러 급등=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일(현지시간)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2.27달러(3.4%) 오른 배럴당 68.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월물 마감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4일 이후 최고치다. 국내 주도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 역시 전일 대비 2.42달러 오른 66.28달러에 장을 마쳤다.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31일(36.45달러)에 비해 82% 가량 올랐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4월 올해 경제전망(수정)의 전제로 제시한 원유도입단가 예상치(배럴당 55달러)를 10달러 이상 웃도는 것이다. 유가가 1% 오를 때 성장률은 0.02% 포인트 감소하는 영향이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이 이처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 일부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미국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달러화 약세 및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 자금이 석유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투자 자금들의 상품 시장 유입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변동성 및 상승폭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3개월만에 360원 급락=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오른 1239.20원으로 마감됐으나 전날에는 1237.2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1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6일 1597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360원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3월 초 고점을 찍었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4∼5월 두달간 수출기업의 수익이 5조4000억원 감소했다. 달러로 수출결제를 받은 뒤 이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화표시 수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금융권 부실처리와 경기부양책에 소요되는 미국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인해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의 한계와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환율이 떨어지는 추세인 데다 지난달 한국의 국제결제은행(BIS) 실질실효환율은 기준치 100에 크게 못미치는 78.76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수출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김현길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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