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친 쇄신파…시큰둥한 지도부…한나라 쇄신논란 격화

배수진 친 쇄신파…시큰둥한 지도부…한나라 쇄신논란 격화

기사승인 2009-06-05 2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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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이 배수진을 쳤다. 4일 의원 연찬회를 통해 지도부 사퇴 등 당·정·청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지도부와 청와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원직을 걸고 쇄신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다음주 예정된 당·청 청와대 만찬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쇄신 요구 목소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쇄신파 '의원직 걸겠다' 강공=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국정쇄신을 요구하며 '7인 성명'을 냈던 친이 직계 의원들과 개혁성향 초선모임인 민본21은 5일 각각 긴급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친이 직계 의원들은 전날 연찬회에서 쇄신 반대론자들이 취한 입장대로라면 결국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를 했던 촛불정국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은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여당 비주류 의원들은 모든 게 대통령 책임이라며 당을 배제한 채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게 지난해 촛불정국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은 "지도부가 겉으로는 장고하겠다는 말하지만 속으로는 김빼기를 하고 있다"며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친이 직계 의원들과 민본21은 일단 지도부의 결단을 기다리기로 했다. 민본21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다음주 초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충분한 답이 없으면 정풍운동을 포함한 2차 행동으로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은 "(2차 행동으로)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릴 것인지, 핵심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또 다른 행동을 취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쇄신파들은 "과거 최병렬 대표는 단 10명의 요구로 물러났다"며 "비록 30명이 될지 40명이 될지 모르지만 의원직을 버릴 각오로 싸우겠다고 덤비면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청와대 만찬 회동 분수령될듯=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쇄신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쇄신의 논리와 명분, 줄거리, 밑그림이 안 서 있다"고 지적했다. 당이 당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만든 다음 청와대에 쇄신을 요구하는 게 우선이라는 인식이다. 그는 또 "'정치쇼'로서의 인사나 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경청과 숙고'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 대통령이 다음주 초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당 의원 전원 초청 만찬은 지난해 4월22일 이후 두번째다. 일부 친이 직계 의원들은 "청와대의 '쇄신 버티기'를 반드시 지적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만찬회동은 쇄신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쇄신 요구를 경청하되, 인적 쇄신의 범위와 시기를 일임해달라고 밝힐 경우 쇄신요구는 급속히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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