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여기자에 12년 노동교화형 선고…클린턴 北에 서한

北, 美 여기자에 12년 노동교화형 선고…클린턴 北에 서한

기사승인 2009-06-08 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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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 중앙재판소가 미국 여기자 2명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북측의 중형 선고로 미 여기자 석방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협상이 진행돼 본격적인 북미 협상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4일부터 8일까지 사이에 진행했다"며 "재판에서 이미 기소된 조선민족적대죄, 비법국경출입죄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이들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정식 재판을 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최고법원인 중앙재판소의 1심 선고는 확정형이다. 북한은 1968년 베네수엘라 출신 알리 라메다에게 체제 비판 혐의를 적용해 20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뒤 6년을 집행한 적이 있지만 미국인을 억류해 재판에 회부, 실형을 선고한 전례는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선고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이 8일 밝혔다.

북한은 조선민족적대죄와 비법국경출입죄에 해당하는 형량을 합산해 여기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형법상 조선민족적대죄는 '정상이 무거운 경우' 최고 10년의 노동교화형을 처할 수 있다. 비법국경출입죄도 정상이 무거운 경우 노동교화형을 3년 이하로 선고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란이 지난 1월 간첩 혐의로 체포했던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에게 4월 열린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한 것과 비교해도 중형이다.

중형 선고는 미국에 대한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이란도 1심에서 록사나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 미국과 대화가 진행되는 시점에 항소심을 열어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북한도 이란처럼 여기자들 석방을 지렛대로 활용해 북·미 직접 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인에 대한 중형 선고가 대내 선전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들의 석방을 위한 북·미간 교섭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강력한 제재 움직임으로 북·미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석방 교섭은 북·미 대화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두 미국인 기자들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은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가능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에 서한을 보낸 사실을 밝혔다고 미국 A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여기자 석방이라는 인도적 임무에 엄격히 국한된 '특별대표'를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해결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언급, 여기자들의 소속사 커런트TV의 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를 특사로 파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뭔데 그래◀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진출권 4.5장, 적당한가

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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