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취재하다 국경선을 넘은 미국 여기자들에게 노동교화형 12년을 선고해 국제사회를 경악시킨 북한은 실상 단 한번의 재판으로 중형 선고가 가능한 사법체계를 갖고 있다.

북한의 입법부로 공식 최고 주권기구인 최고인민회의는 헌법과 현행법을 해석하고, 재판소 판사를 소환할 수 있다. 따라서 사법부의 독립성은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미 여기자에 대한 중형선고도 국방위원회 등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형사소송절차는 수사(남측의 내사)-예심(수사)-기소-재판의 4단계를 거친다. 형식상으로는 남한의 형사 절차와 큰 차이가 없다. 재판은 2심이 원칙이지만 최고재판소인 중앙재판소가 1심을 진행할 경우에는 단심으로 확정형을 선고할 수 있다. 형 집행은 집행지휘 문건이나 판결 취소(판결집행법 22조) 등으로 취소될 수 있다.

미 여기자들에게는 비법국경출입죄뿐 아니라 조선민족적대죄가 적용됐다. 외국인이 적대시할 목적으로 북한 인민의 인신 등을 침해하거나 민족적 불화를 일으킨 경우에 적용하는 이 죄는 정상이 무거운 경우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할 수 있다. 외국인의 반북 행위를 엄격하게 다룰 수 있는 법 조항인 셈이다.

북한의 헌법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67조)고 규정하지만 동시에 ‘내각은 국가관리질서를 세우기 위한 검열, 통제사업을 한다’(119조 9항)고 명시하고 있다. 형법에서는 반국가 목적의 선전·선동 행위는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자체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이다.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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