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중견건설업체 S사는 올하반기 경기도 오산 지역에 아파트 2200세대를 분양키로 했다가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을 분석한 뒤 내린 결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있는데다 미분양 물량에 대한 소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시장을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공급이 줄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공급한 물량은 30%에 그쳤다. 분양시장 침체와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주택관련 규제 완화조치 여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공급 부족은 자칫 주택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해 주택가격 급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0대건설사 공급률 30% 그쳐=9일 국내 주요건설사 10곳의 올 상반기 주택공급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 초 현재 분양한 아파트 물량은 총 1만242가구로 연초 계획했던 물량(3만3738)의 30.4%에 불과했다.
롯데건설이 2572가구로 가장 많이 공급했지만 연초 계획대비 분양률은 41.6%에 그쳐 반타작도 못했다. 대우건설(2353가구)과 대림산업(1866가구), 삼성물산(1153가구) 등이 뒤를 이었지만 이들 업체의 분양률은 20∼30%대 수준에 그쳤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올초 1573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전무한 상태이며, GS건설은 3219가구를 목표로 삼았지만 조합원 공급분 327가구를 소화한 정도였다. SK건설이 공급한 인천 청라지구 879가구는 상반기의 유일한 물량이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아파트 공급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 분양시장 침체를 꼽는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제 위기에 따른 주택시장경기 둔화로 건설사마다 공급 계획을 예년에 비해 보수적으로 세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진 탓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사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택과 관련된 각종 규제완화정책의 시행여부에 따른 판단으로 공급 일정을 늦추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요·공급불균형-가격상승 우려=전문가들은 주요 건설사들이 여건악화를 이유로 분양 물량을 축소할 경우 자칫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가져오고, 수도권에서는 2∼3년 뒤쯤 아파트 가격의 급등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현재 주택공급 상황으로 볼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도권 아파트의 공급부족 가능성은 낮지만 하반기 이후부터 공급 부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보금자리 주택이나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이에 따른 수급 조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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