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대선 ‘후폭풍’ 반정부시위 격렬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대선 ‘후폭풍’ 반정부시위 격렬

기사승인 2009-06-15 0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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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이란 최고지도자가 6·12 대선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이란 정국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15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전격 회동, 현 사태를 논의했다. 하메네이는 무사비 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선 투·개표 과정의 부정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방문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외교부에 소환해 선거 결과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도 이란의 반정부 시위 무력 진압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무사비 전 총리는 대선무효를 선언하며 국민 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성명을 통해 “나는 헌법수호위원회에 이번 대선 결과를 무효화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항의 시위를 전국적으로 벌여 나가자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란 정부는 6·12 대선 이후 반정부시위가 격렬해지자 모든 시위를 금지시켰다. 수도 테헤란 곳곳에는 검정색 제복을 입은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됐다.

반정부 시위 사흘째, 수천명의 시위대는 테헤란 주요 장소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쓰레기통과 차량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공포탄, 곤봉으로 맞섰다. 무장 경찰은 선거무효를 주장하는 무사비 선거운동본부로 가는 길을 차단했다. 무사비 선거운동본부는 문이 닫힌 채 “대통령은 범죄를 저질렀고, 최고지도자는 이를 묵인했다”는 표어만 내걸려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이란 현지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당초 청년과 여성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무사비 후보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현 대통령이 62.6%의 득표율로 34%를 얻은 개혁파 후보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자 부정선거 시비가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무사비는 자신의 강세지역인 타브리즈, 시라즈 등 주요 도시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가 없어 많은 이들이 투표를 하지 못했고, 일부 개표소에서는 참관인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 공정 개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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