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7∼8월 중 전형을 마치고 9월초 합격자를 발표하던 수시1학기 모집은 이제 없다. 학교 수업에 한창 몰입해야 할 때 전형이 치러져 교실 분위기를 흐린다는 지적에 따라 2010학년도 입시부터 자취를 감췄다. 올해 수시를 노리는 수험생은 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9월9일까지 전형별로 필요한 기량을 갈고 닦으면 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 성적, 논술과 면접(구술) 실력, 어학 능력, 수능 성적 등을 꼼꼼히 따져 자신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전형 유형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수시로 더 많이 뽑는다…논술·학생부 비중 커져=수시1학기 전형은 사라졌지만 수시 모집으로 뽑는 학생은 지난해보다 4543명 늘었다. 올해 수시 모집 인원 21만9024명은 전체 모집 정원의 57.9%다. 수시 모집 비중은 2007학년도 51.5%, 2008학년도 53.1%, 2009학년도 56.7%로 해마다 늘고 있다.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다수 주요 대학은 수시 모집 기간 동안 2차에 걸쳐 예비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명지대와 서울시립대 등은 3차, 한동대는 4차까지 모집을 실시한다.
수능 점수제가 되살아나면서 논술 비중이 쪼그라든 정시와 달리 수시의 논술 비중은 올해도 늘었다. 주요 대학들은 아예 논술 우수자 전형을 실시하거나 일반 전형에서 논술 실력을 80∼100%까지 반영해 일부를 우선 선발한다. 서울시립대와 한국외대 등은 논술 반영률을 지난해보다 확대했고, 광운대와 한국항공대 등은 올해 처음 논술고사를 전형 요소에 넣었다. 이번 수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인문계 36곳, 자연계 33곳이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 147곳, 자연계 134곳이 학생부 내용을 60% 이상 반영하기로 한 상태다. 일반전형에서 학생부를 100% 활용하는 학교만 69곳이다. 건국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은 학생부로만 학생을 뽑는 별도 전형을 운영한다. 경희대 고려대 홍익대는 기존 학생부 중심 전형의 모집 인원을 늘렸다. 각 대학이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학생부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수능 약할수록 수시 노려라…학생부 맹신은 금물=수시는 수능보다 학생부나 논술에 강한 수험생에게 유리하다. 외국어를 잘하거나 수상 실적이 많은 수험생도 도전해 볼 만하다. 어느 전형 요소든 비슷한 수준이라면 수시와 정시를 병행하되 모의고사 성적 추이에 따라 무게 중심을 옮겨가야 한다. 수시에 ‘올인’(다걸기)해선 안된다. 수능에 자신있는 수험생은 수시에서 힘을 빼느니 정시의 수능 우선 선발이나 수능 100% 전형에 대비하는 게 낫다.
학생부 비중이 높은 전형을 노린다면 내신 성적 말곤 따로 준비할 요소가 거의 없다. 다만 일정 수준의 수능 등급(최저 학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므로 수능 공부를 제쳐놔선 안된다. 논술 대비는 문제 유형의 변화를 읽는 게 순서다. 지난해 논술에선 영어 제시문이 부활했고, 자연계의 경우 풀이 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이른바 본고사형 문제가 출제됐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 더 두드러질 전망이므로 수험생은 지원하려는 대학과 전공에 맞춰 논술 유형을 연습해야 한다.
가천의과학대와 광운대 등이 실시하는 전공 적성 검사는 학생부나 논술 위주 전형에 부담을 느끼는 중위권 수험생에게 매력적이지만 까다롭기도 하다. 대학별로 출제 유형이 다양하고 문항 수에 비해 풀이 시간은 짧기 때문이다. 가려는 대학의 기출 문제로 유형을 익혀둔다면 실전에서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어학 능력 중심 전형은 공인 시험 성적이나 자격증 급수 등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조건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전형 유형을 고를 땐 겉으로 드러난 숫자(반영률)의 환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형상 반영률이 높더라도 기본 점수를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실제 입시에 미치는 실질 반영율은 그보다 낮을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이 당락을 가른다’고 여기기 쉬운 수시에선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학생부 성적만 믿고 지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전형 요소별 경중은 물론 대학별 학생부 환산점까지 따져 본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라”고 입을 모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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