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홈런과 타점은 히어로즈의 브룸바(21홈런 59타점)와 LG의 페타지니(18홈런 58타점)의 2파전으로 굳어진데 비해 타율은 LG의 박용택(0.380)과 페타지니(0.376), 두산의 김현수(0.372)와 김동주(0.364)의 4파전 양상이다. LG 선수가 1, 2위를 달리고 있고 두산 선수가 3, 4위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17일까지만해도 타격 랭킹 1위에는 김현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그 뒤를 페타지니가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박용택이 18일 잠실 한화전과 20일 삼성과의 더블헤더에서 15타수 11안타의 몰아치기를 하면서 ‘타격기계’와 ‘페타신’을 제치고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박용택은 지난해 96경기에 나와 타율 0.257, 2홈런을 기록했다.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팀 동료 안치용에 밀려 외야수 자리마저 위협받았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시범경기 도중 갈비뼈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복귀하자마자 리드오프 히터(1번 타자)로서 신들린 듯한 타격을 과시하며 LG 공격의 선봉에 나섰다.
4월25일 복귀전 이후 10경기에서 타율 0.534(43타수 23안타) 14타점 3홈런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박용택을 앞세워 LG는 5월초 2위까지 올라가는 상승세를 탔다. 박용택은 5월말 잠시 주춤했으나 6월 들어 15경기에서 0.410의 타율을 기록하며 다시 맹활약하고 있다. 데뷔 이후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그가 타격왕과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기대된다.
페타지니와 김현수는 개막 이후 두 달 동안 4할대 타율을 유지해 ‘꿈의 4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았다. 워낙 투수들의 견제가 심한데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두 선수 모두 뛰어난 선구안과 흐트러지지 않는 타격폼으로 여전히 4할에 도전할 만하다. 페타지니의 경우 홈런과 타점에서도 1위 브룸바를 바짝 쫓고 있어 2006년 이대호(롯데)에 이어 3년 만에 타격 3관왕을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리고 지난해 타격왕이었던 김현수 역시 6월 들어 다소 부진했지만 21일 SK전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첫 만루 홈런을 터뜨리면서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대표 4번타자’ 김동주도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타율 3, 4위권을 유지하며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고 있다. 출루율이 0.469로 페타지니(0.509)에 이어 2위를 달리는 그는 무엇보다 클러치히터로서 득점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만 11일 LG전에서 고질적인 통증이 있는 왼쪽 팔꿈치에 또다시 공을 맞는 바람에 최근 결장이 잦아진 것이 아쉽다.
‘신바람’과 ‘끈기’로 대표되는 LG와 두산 중 어느 팀에서 타격왕이 나올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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