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지금부터 새 각오로 신발끈을 다시 조이고 뛰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정책자문교수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밝힌 각오다. ‘근원적 처방’의 해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다. 자문 교수단과의 만남은 처음이다.
‘난상토론’ 형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선 ‘대국민 홍보가 부족하다’, ‘권위주의적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꾸라’, ‘당내 갈등 해소가 중요하다’는 등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려는데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나는 여당 문제에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당 문제는 당이 알아서 풀었으면 좋겠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를 만나고 가면 마치 청와대에서 무슨 지시를 받은 것처럼 보이고 해서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교수들이 ‘중도 정책을 강력하게 펴야 한다’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념을 자꾸 강조하다보면 오히려 편만 나누고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고 화답했다.
참석자들은 측근 인사 중심의 인재풀 운영도 비판했다. ‘좌우를 넘어 폭넓게 사람을 쓰는 방식으로 인적 쇄신을 하라’는 건의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인사를 하려 하지만, 국면 전환용이나 충격 요법으로 인사를 해선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또 “그렇게 해서 바꿨다가 다음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면 더 세게 해야 하는데 그런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한다.
근원적 처방에 대한 구상도 일부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역과 이념, 계층 갈등을 뛰어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기본적으로 좌·우로 자리매김해 선입견을 갖고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정치인 임용 확대, 도덕성 확보, 청와대 정무 기능 강화 등의 조언도 이어졌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 선거구제 개편, 개헌 등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시간30분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이야기를 더 하자”고 해서 50분이 연장됐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등 간담회에 참석한 11명의 학자들은 중도 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20대 청년층,
30·40대 샐러리맨, 소외 계층 등과의 만남 뿐 아니라 종교 지도자, 언론계 및 사회단체 관계자 등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 와의 연쇄 회동도 계획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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