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유학 등 증가…고질적 여행수지 적자병 재연되나

해외여행·유학 등 증가…고질적 여행수지 적자병 재연되나

기사승인 2009-06-29 17:13:00


[쿠키 경제] #장면 1. 회사원 김모씨(43)는 지난해 말 가족들과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려고 했으나 환율이 급등하자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올들어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생각한 김씨는 그동안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여름휴가 때 하겠다는 생각으로 비행기 예약을 서둘렀으나 좌석은 이미 다 찬 상태였다.

#장면 2.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모씨(55)는 대학생 딸이 올 여름방학에 미국에 단기 언어연수를 다녀오겠다고 하자 고민에 빠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연수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해외를 다녀와야 그나마 좁은 취업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아 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안정되고 소비심리도 살아나면서 해외 여행객과 유학·연수생이 다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여행수지 적자병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중 여행수지는 3억9180만달러 적자를 기록, 두달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적자 폭도 지난 4월 -2억4810만달러에서 확대됐다. 이같은 여행수지 적자 폭 확대는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져 경상수지 흑자를 갉아먹는다. 실제로 5월 여행수지 적자 증가분(1억4000만달러)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분(6억2000만달러)의 23%를 차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안정적인 거시경제 정책운용과 외환시장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여행수지 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행수지는 일반여행과 유학·연수로 구성된다. 유학·연수의 경우 4∼5월 두달 연속 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일반여행은 4월엔 4000만달러 흑자였으나 5월 1억1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에는 해외 여행이 절정에 이르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평균적으로 7∼8월에는 여름방학과 휴가 등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여행수지 적자폭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 관광객이 신종 인플루엔자와 엔고 영향으로 급감해 여행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환율 등 일시적인 요인에 기대기보다는 해외여행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 국제회의 및 국제스포츠 대회 유치, 의료관광 등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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