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내정과 조만간 단행될 대대적인 인사 태풍으로 검찰이 진행 중인 주요 수사일정 역시 상당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총장 인사청문회, 검사장급 인사, 검찰 중간간부의 대폭 승진·전보 인사가 이뤄지고 수사팀이 전면 교체되면 1년 이상 해결되지 않은 몇몇 사건은 자칫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못지않게 주요 사건을 많이 다루는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검사장, 1·2·3 차장은 물론 부장검사까지 연쇄이동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수사팀 교체 이후 업무보고 및 사건 파악을 하다 보면 몇몇 사건은 연말까지도 끝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남아있는 장기 미제사건 중 대표적인 것은 중국 상하이차의 쌍용차 기술 유출 의혹이다. 검찰은 2007년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유출했다는 첩보를 받고 내사를 벌이다 지난해 7월 쌍용차 종합기술연구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 기술이 국고 지원을 받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빼가기 수법에 대한 법적 판단이라는 의미가 있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검찰은 1년이 되도록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회생절차 결정, 대규모 구조조정, 파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차 상황은 물론 중국내 한국기업의 입지와 외교적 문제 등을 두루 감안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검찰은 지금도 이 사건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효성그룹 사건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2006년 금융정보분석원(FIU), 지난해 초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효성그룹 임원들의 거액 조성 의혹을 제보받았다. 검찰은 올 초 납품단가를 부풀린 뒤 일부를 가로챈 혐의로 효성중공업PG 간부를 구속했고, 지난 4월 수십억원 횡령 혐의로 청구한 임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사용처를 다시 확인하는 등 보강 수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팀이 교체될 경우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인사 청탁 의혹 역시 조만간 결론이 나기 어렵다. 한 전 청장이 지난해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전달하면서 인사 청탁을 했다는 게 핵심 의혹이다. 하지만 검찰은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없는 상태에서 한 전 청장에게 귀국을 종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한 전 청장에게 보낸 이메일 질의서에도 이 의혹은 담기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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