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 진학률 1위 한영외고,최다비용은 경기외고

해외대 진학률 1위 한영외고,최다비용은 경기외고

기사승인 2009-06-30 16: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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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특목고' 하면 과학고보다 먼저 떠오르는 외국어고등학교는 전국에 30곳이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이들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2만5782명. 전국 고교생 198만여명의 1.3%에 지나지 않는 외고생들은 매년 대학 입시에서 이름값을 한다. 원래 잘나가던 학생을 끌어모았으니 입시 성과는 좋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런 인재를 3년간 관리해내는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은 그럴 듯하다.

그러면 외고라고 모든 조건이 같을까. 본보는 30일 이들 학교의 교육 여건과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 각종 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순위를 매겼다. 통계는 학교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와 각 학교 및 관할 시·도교육청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산출했다.

◇경기외고생 1명 교육에 연간 1311만원=각 학교의 2009학년도 세출 예산 내역에 따르면 올해 학생 1명을 가르치는 데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한 외고는 경기 의왕 고천동의 경기외고(옛 명지외고)다. 경기권 외고지만 한때 강남 지역에서도 인기가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 학교의 2009학년도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31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1038명에게 평균적으로 그만큼씩 쓰는 셈이다. 김포외고(1235만8000원) 한국외대부속외고(1155만9000원) 명덕외고(1132만3000원)도 1000만원을 넘겨 잡았다.

1인당 교육비를 가장 적게 잡은 외고는 대전외고(219만4000원)였다. 그보다 64만9000원을 더 올려 잡은 청주외고(284만3000원)가 그 뒤를 이었고, 제주외고(329만원) 대구외고(437만3000원) 순으로 낮았다. 전국 외고 평균은 709만2000원이었다. 다만 예·결산서를 작성할 때 국·공립학교는 정규 교직원의 봉급을 빼지만 사립학교는 포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립학교의 1인당 교육비가 많을 수 있다는 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이다.

2008학년도 장학금 총액을 당시 재학생 수로 나눈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여학교인 부산국제외고가 58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국 외고 평균(19만4000원)의 3배 수준이다. 여기엔 수업료와 입학금 등 학비에 대한 감면액이 포함돼 있다.

이어 부일외고(58만4000원) 중산외고(43만6000원) 제주외고(32만1000) 충남외고(31만7000원) 순으로 많았다. 학생 1명에 3만1000원 꼴로 돌아간 동두천외고를 비롯해 9곳은 10만원에 못 미쳤다. 외고의 등록금은 통상 일반계 고교의 3배 수준이다. 장학 혜택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학부모의 학비 부담이 늘거나 줄어든다.

전국 외고 중 장학 혜택이 가장 많은 학생에게 돌아간 학교는 충주 호암동의 중산외고였다. 장학금 수혜자 수를 당시 재학생 수로 나눈 수혜율이 167.2%였다. 중복 수혜자가 많다는 뜻이다. 제주외고도 136.6%로 재학생 수보다 많은 장학 혜택을 학생들에게 줬다. 한국외대부속외고(6.3%) 동두천외고(8.2%) 안양외고(9.5%) 대전외고(9.6%)는 10%를 밑돌았다. 학생 10명 중 1명도 제대로 장학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1인당 장학금이 최고 수준인 부산국제외고와 부일외고는 수혜율이 각각 65.5%, 63%로 비교적 낮았다. 이 경우 장학 혜택은 집중돼 한 학생이 받는 액수가 상대적으로 커진다. 실제 수혜자 1인당 평균 장학금은 부산국제외고가 89만5000원, 부일외고가 93만2000원 정도로 전국 평균(59만1000원)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전북외고 교사 1인당 8.7명 가르쳐=교사 1명이 맡아 가르치는 학생 수는 군산 소룡동의 전북외고가 가장 적었다. 8.7명이다. 이 학교는 원어민 강사 1인당 학생 수(37.8명)와 학급당 학생 수(18.9명)도 전국에서 가장 적다. 전국 외고 평균의 30∼50% 수준이다. 교사 입장에서 맡는 학생이 적으면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업 집중도가 높아지고 의사소통은 원활해진다.

반면 경기·고양·안양·부산외고는 각각 40명 넘는 학생이 한 교실에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고양외고는 한 사람의 수업 교사가 맡아야 할 학생이 30명에 육박했다. 전국 외고 가운데 교사의 어깨가 가장 무거운 학교인 셈이다. 원어민 강사의 어깨는 중산외고(274.3명)에서 가장 무거웠다.

전국 외고의 정규직 교원 비율은 평균 79%였다. 정규직 교사로만 교무실을 채운 외고는 제주외고밖에 없었다. 청주외고(98%) 경북외고(93.3%) 대구외고(92.3%)는 90%대였다. 정규직 교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최하위권인 부산국제외고와 부일외고에선 교사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교원노조에 조합비를 내는 외고 교사 171명 중 가장 많은 23명은 나주 용산동의 전남외고 교사였다. 이 학교 선생님 절반(52.3%)은 교원노조 조합원이다. 교원이 88명으로 가장 많은 고양외고나 87명인 과천외고에는 오히려 조합원이 없었다. 이들 학교를 포함해 조합원이 전혀 없는 외고는 13곳이었다. 사립 학교의 조합원 비율은 17.7%로 전국 외고 평균(10.5%)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지난해 학업 중단율은 전북외고(3.2%) 수원외고(3.0%) 부일·충남외고(2.7%) 순으로 높았다. 학업 중단자는 집안 사정이나 질병, 부적응 등으로 제적되거나 중퇴·자퇴·휴학한 학생들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외고를 그만둔 학생은 전체 재학생의 1.6%인 255명으로, 학교마다 평균 8.5명이 학교를 떠났다.

◇해외대 진학률 1위는 한영외고=교육과정의 무게중심이 외국어 교육에 있는 외고는 그 특성상 국외 대학에 학생을 많이 보내기로 유명하다. 올해는 지난 2월 전국에서 졸업한 외고생 8161명 중 7.3%인 599명이 외국에 있는 4년제 대학교로 진학했다. 대원외고가 111명으로 가장 많이 내보냈지만 졸업생 수 대비 진학률은 한영외고가 34.5%로 가장 높았다. 한영외고 졸업생 3명 중 최소 1명은 외국으로 나간 것이다.

졸업생의 26.5%인 89명을 국외 대학교에 보낸 한국외대부속외고는 2위를 했다. 대원외고는 25.1%로 3위에 그쳤다. 첫 졸업생을 내기까지 아직 2년이 남은 충남외고를 빼면 단 1명도 외국으로 나가지 않은 학교는 청주외고가 유일했다. 이 학교에선 대신 43명이 국내 전문대로 진학했다. 전문대를 선택한 외고생 99명의 43.4%다. 졸업생 대비 진학률(18.7%)로도 전국 최고다.

청주외고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학교는 청주 지역에서 인문계 고교에 가기 힘든 아이들이 실업계 고교 대신 선택하는 학교로, 여타 외고와는 다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내신이 상위 30% 안에 들어야 지원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상위 1% 학생을 떨어뜨리기도 하는 다른 지역 외고에 비해 이러한 선발 기준은 아직 느슨한 편이다.

국내 4년제 대학교 진학률은 중산외고(92.2%)가 최고였다. 이화여자외고와 대원외고를 포함한 서울권 외고의 진학률은 오히려 낮았다. 국외 대학교로 가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다 목표치가 높은 만큼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은 탓이다. 최초 합격자 기준으로 졸업생 수 대비 서울대 합격률은 대원외고가 14%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한국외대부속외고가 13.1%로 따라붙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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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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