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구 서구청은 지난해 직원들에게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기를 허용했다(사진 위). 하지만, 올해는 민원인에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불허하기로 했다.
대구 서구청은 지난해 7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반바지 차림 출근을 허용했다. 직원 214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인데, 당시 찬성(151명)이 반대(89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막상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자, 민원인 사이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일부는 "시원해 보기 좋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점잖지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공직자의 기본이 안돼 있다"는 비난이 불거졌다.
직원간에도 불협화음이 나왔다. 20∼30대 젊은 직원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을 반긴 데 반해, 40∼50대 중년 직원들은 "서로 보기가 민망하다"며 하절기 동안 정장 차림을 꿋꿋이 유지했다.
다시 여름이 왔다. 올해 서구청은 반바지 차림 출근을 불허하기로 방침을 정했다(사진 아래). '원만한 민원 서비스'가 이유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이 민원인에게 부정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란 게 서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슬리퍼, 반바지 차림 등 민원인에 불쾌감을 주거나 거부감을 주는 복장을 자제하라는 대구시의 공문이 하달된 것도 한몫했다.
구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중년 직원들은 '반바지 입고 출근하기'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젊은 직원들은 "민원인에 불쾌감을 준다"는 시각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모 과장은 "남자 직원의 경우 반바지에 시꺼먼 다리 털이 보여 보기에 좋지 않았다"며 "지난해 대구가 보수적인데다, 공무원은 늘 단정해야 한다는 주민의 관념이 강하다는 걸 숙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권모씨(여·8급)는 "작년에 시작했으니 올해도 당연히 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대개 앉아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민원인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고, 체감온도가 확실히 달라 에너지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심지훈기자 s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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