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은 기고…주택담보대출은 날고

중기대출은 기고…주택담보대출은 날고

기사승인 2009-07-03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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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금융감독원이 3일 국내은행의 지난달 중기대출 실적을 발표하며 강조한 내용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담당자는 3∼4월에 비해 중소기업 사장들의 대출 상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들은 중기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에 더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 부문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 시장으로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6조3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주택담보대출은 18조원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은행들은 영업에 유리한 주택담보대출에 더 신경을 쓴 것이다.

월별 중소기업 대출잔액 순증 규모는 3조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6월에는 1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은행들이 반기 말을 앞두고 중소기업 대출자산을 평소에 비해 많이 상각처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월평균 3조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에는 3조원 중반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에 분양 아파트가 많아 평소보다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었다”며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순증 규모는 18조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이유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5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57%이지만 주택담보대출 대출 연체율은 0.55%로 매우 낮다. 게다가 정부가 은행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수정, 은행권의 연간중소기업 대출 순증 목표를 37조원에서 32조원으로 낮춰 주택담보대출 여력이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대출상담을 해주고 있지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아 기업들이 설비투자 등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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