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MB 비방? 당국자가 한 적은 없는데”

北 “MB 비방? 당국자가 한 적은 없는데”

기사승인 2009-07-03 17: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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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은 2일 열린 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남측 인사들을 짐짓 거칠게 대하는듯 하면서도 회담 틀은 어떤식으로든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3일 “일부에서는 북측이 회담을 거의 파기하는 분위기로 나갔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회담 끝 무렵 우리측 질의에 북측이 ‘다음 날짜를 잡아 이야기 하자’고도 했다”고 말했다.

북측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새로 나온 북측 인사를 소개한 뒤 “(남측에도) 안보던 얼굴이 있네요”라고 했다. 우리측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는 “나와 같이 일하는 과장과 사무관”이라며 대표단에 추가된 한기수 과장과 권기혁 사무관을 소개했다.

이어 10분간 박 부총국장의 기조발언 후 우리측은 북측에 사전에 준비한 문건을 건넸다. 30여쪽이었다. 문건을 받아든 북측 인사는 “왜 이렇게 문건이 두껍나. 문건이 두껍다고 (회담이) 잘 되느냐”고 말했다. 이에 우리측 인사는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위해 이 정도는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김 대표는 물을 마시며 천천히 여유있는 톤으로 문건을 읽어내려갔다. 문건에는 토지임대료 5억달러 등 북측 요구를 거부하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다 읽는데 거의 50분이 걸렸다. 북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을 읽자 북측은 “우리가 언제 비방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우리측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수백차례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북측은 “당국자가 직접 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피해갔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일 노동신문을 통해 이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충견’에 비유하기도 했다

북측 박 부총국장은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듯 굳은 얼굴로 “이런 회담은 무의미하다. 이렇게 하느니 안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왜 북측은 매번 ‘접촉할거냐 말거냐’로 말하느냐. 안 할거면 우리가 여기 왜 있겠느냐”고 맞받아쳤다. 다음 일정에 대한 우리측의 질의에 북측은 “다음에 만나 이야기 하자”며 자리를 떴다.

우리측
당국자는 “회담장에 나오는 대표단 복잡한 상부의 의사결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 태도만 갖고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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