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서울대가 출판부의 변신을 통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우선 종전의 출판부를 확대 개편해 '출판문화원'으로 개명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부(部)'에서 '원(院)'으로의 승격은 출판 부문을 대학의 핵심역량으로 발전시키려는 서울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이 출판부를 통해 교육과 연구의 결정체를 세계에 전파하고 학교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듯이.
서울대는 나아가 출판문화원 운영을 국내 굴지의 상업출판사인 현암사 대표이사 출신 형난옥(50)씨에게 맡겼다. 새롭게 운영본부를 만들고 출판지원부, 기획편집1부, 기획편집2부, 마케팅홍보부, 대외협력제작부 등으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이를 총괄하는 운영본부장에 형씨를 임명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격적으로 시행된 내용이다.
출판문화원은 이사장-부이사장-상임이사(출판문화원장)-운영본부장 체제로 구성돼 있다. 상임이사를 겸하는 원장직에는 김성곤 영문학과 교수가 취임했는데, 이 자리는 학내 교수들이 순환 보직으로 맡게 된다. 형 본부장이 사실상의 CEO인 셈이다. 학내 교수가 아닌 외부 전문가가 운영자로 발탁된 것은 서울대는 물론 대학 출판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형 본부장은 김영사, 현암사에서 근무하다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현암사 대표이사 전무로 활동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 시리즈 등 무수한 베스트셀러 생산하며 27년 간 민간 출판계에서 편집 및 기획 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다. 형 본부장은 서울대 출신도 아니다. 그는 숙명여대 국문과 78학번으로 80년 '서울의 봄' 당시 총학생회장을 지낸 바 있다. 서울대로서는 여러가지로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서울대가 민간 출판사 출신 베테랑에게 운영을 맡긴 것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대외 네트워크 및 홍보·마케팅에서도 다른 대학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은 타 대학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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