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사법선진화를 위해 지난해 1월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신청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114건, 하반기 112건, 올해 상반기 102건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참여재판 대상 피고인 대다수가 이 제도를 잘 모르는 데다 신청기간이 너무 짧고 변호인도 기피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참여재판이란 만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배심원 재판제도다. 다만 외국의 배심원제와 달리 배심원의 평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신청건수 왜 줄어드나=참여재판 신청건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참여재판 대상자에 대한 홍보 부족이다. 대법원이 지난 5월 참여재판 대상범죄의 피고인 119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8%인 101명이 참여재판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참여재판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도 '잘 몰라서'라는 답변이 72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피고인이 공소장을 받은 지 7일 안에 참여재판을 신청해야 하는 조건도 걸림돌이다. 7일은 피고인이 변호사를 선임해 참여재판 신청이 유리한 지까지 모두 따져보기에는 너무 짧다.

변호사들이 "공판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참여재판을 기피하는 현상도 문제다. 한 변호사는 "일반 시민인 배심원단을 상대로 설득하려면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며 "변호사 입장에서는 수임료가 같다면 굳이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참여재판을 맡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법원, 참여재판 활성화 방안 부심=법원행정처는 지난달 29일 경찰서 유치장과 각급 법원 피의자 대기실과 검찰청 대기실, 구치소 접견실 등에 참여재판 홍보포스터를 부착토록 했다. 공소장을 송달할 때는 참여재판 안내문도 함께 보내게 했다.

참여재판 신청기간도 첫 공판기일 전이나 공판 준비기일 종료 전까지로 연장할 방침이다. 변호인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등에서 설명회를 갖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참여재판을 활성화하려면 홍보도 중요하지만 현재 59개 범죄로 한정된 재판대상을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등 근본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정처 관계자는 "법원마다 참여재판장 간담회 및 사법참여기획단, 사법참여연구반 회의를 수시로 열어 제도개선 아이디어를 꾸준히 모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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