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최근 국내 플랜트 업체들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 배경에는 한국적 마인드, 즉 ‘우리’ ‘근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달 들어서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약 84억달러(10조7000억원)에 달하는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거나 계약을 앞둔 상태다. 겉으로는 유가 상승 및 경기회복에 따른 산유국들의 발주 재개가 이어지고, 환율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점이 수주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업주 입장에서 볼 때 동일한 조건을 지닌 계약업체들 가운데 최후의 순간에 유독 ‘한국’을 꼽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달 초 알제리에서 국내 업계 최초로 3조원이 넘는 초대형 해외플랜트 공사 수주에 성공한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늘 강조되는 용어는 ‘원팀 스피릿(One Team Spirit)’. 해외영업(중동·아프리카)을 담당하는 최재훈 부장은 “사업주와 계약자, 협력업체 모두가 ‘우리는 한팀’이라는 정신을 갖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한국적 마인드가 곧 경쟁 상대국들을 제치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업진출에 앞서 타업체들의 동종분야 진출 상황에 대한 성공 및 실패사례 분석 등 철저한 사전준비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최 부장은 덧붙였다.
외국 업체들과의 차별성은 한국 기업을 돋보이게 만드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최 부장은 “외국업체들의 경우 사업주의 요구사항이 많으면 이에 대해 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선수용 후대응’ 전략으로 사업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근성 또한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현대건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인근 인공섬 항만공사(KAPO) 현장 소장인 김태흥 부장은 “한국 기업의 힘은 ‘헝그리 정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식할 정도로 성실한 모습이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자칫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수주를 독차지하다 보면 ‘끼리끼리 경쟁’으로 비춰지면서 플랜트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서로 정도를 지켜가며 시장을 선도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선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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