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일본 집권 자민당이 12일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원내 1당 자리를 제1야당 민주당에 빼앗겼다. 양측 모두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둔 전초전 성격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최대 위기에 빠졌다. 패장(敗將)인 자민당의 아소 다로 총리는 퇴진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교도통신은 13일 최종 개표 집계 결과, 민주당이 54석을 확보해 연립여당인 자민당(38석), 공명당(23석)을 누르고 제1당으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제1당 자리를 놓친데다 공명당과의 합계 의석에서도 과반인 64석(총127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공산당 8석, 기타 정당 및 무소속 4석 등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54.49%로 2005년 선거 당시보다 10.5%포인트 높았다.
수도권인 도쿄도에서는 전후 자민당이 제1당 자리를 지켜왔다. 공동여당인 자민당(48석)·공명당(22석)은 현재 절반이 넘는 70석을, 민주당은 34석을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지방선거 4연승에 이어 도쿄 도의회까지 5전 전승의 최고 성적표를 받게 됐다. 앞서 민주당은 나고야·사이타마·지바 시장 및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 등 4곳의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의 기세를 몰아 9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할 경우, 2007년 참의원 선거 승리에 이어 일본 정계는 대변혁을 맞게 된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내각불신임 및 총리 문책 결의안을 가능한 한 빨리 중의원 및 참의원에 제출한 뒤 (아소 총리에게)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묻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자민 ·공명당 의석 합계 과반수’를 선거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했던 아소 총리 측은 선거 패배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 아소 총리가 사퇴한 뒤 새 총리를 선출해 중의원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아소 퇴진론’이 힘을 얻게 됐다.
그러나 아소 총리는 앞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후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과 만나 “도의회 선거 결과는 국정과는 관계없다”며 선거 패배 후에도 총리직 사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호소카와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 11일 방송 인터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도) 곧바로 총리 퇴진이라든가 중의원 해산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소 총리의 지원자인 자민당 최대 파벌 마치무라파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동향이 향후 당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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