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연예산업 중심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영화·방송 제작사들이 할리우드를 떠나 각종 유인책을 제공하는 미국의 다른 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체 영화제작 시장에서 캘리포니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66%에서 지난해 31%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LA 지역의 영화산업활동은 1996년 절정기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LA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TV 프로그램 제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작 관련 계약을 주선하는 회사인 ‘필름LA’에 따르면 올해 103개 TV견본프로그램 중 44개가 캘리포니아가 아닌 일리노이와 조지아, 뉴욕, 루이지애나, 뉴멕시코 그리고 캐나다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의 영화와 TV제작분야 일자리는 1년 전에 비해 1만3800개나 줄었다. 영화제작 장비 공급업체 사장 랜스 소렌슨은 “25년간 이 분야에 종사해왔지만 지금처럼 지속적인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LA인근 버뱅크에 위치한 한 장비업체는 2년 전만해도 ‘아이언 맨’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유명 할리우드 영화 제작현장에 카메라 등을 대여하느라 분주했으나 지금은 각종 장비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해 먼지만 수북이 쌓여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민 케인’ 등 불후의 명작들이 만들어 졌던 컬버 스튜디오는 최근 가장 큰 손님을 잃었다. TV 인기쇼 ‘딜 오어 노딜’이 코네티컷으로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이 자리에 핵 발전소나 공원, 패밀리 레스토랑이 들어설 위기에 놓였다.
현재 30개 주 이상이 영화 및 TV 제작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대폭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맞서 캘리포니아 주당국도 세액공제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공제 폭이 작아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A 경제개발공사 잭 카이저 수석경제학자는 “LA가 1990년대 초 항공우주산업 본산이라는 명성을 잃었듯이 지금 또 하나의 명성을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뭔데 그래◀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김연아 아이스쇼 파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