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대구 동성로에 그 옛날 대구읍성의 자취라도 생겼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13일 오후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 우영환(41·대구 시지동)씨는 옛 대구읍성의 바닥을 따라 차곡차곡 깔아놓은 옛 성돌을 밟으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동성로는 100여년전 대구읍성을 허물고 만든 폭 12m 도로다. 이러한 사실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바닥에 성벽 모양의 장대석이 깔리자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가 대구읍성 복원 등 도심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펼치고 있는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 이달들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동성로 길바닥에 장대석을 깔게 된 것은 대구읍성의 완벽한 복원은 못하더라도 그 흔적이라도 간직하자는 시민들의 염원에서 비롯됐다.
대우빌딩∼대구백화점∼동성5길을 따라 깔린 장대석은 비록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해 걷기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이색적인 체험 장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업을 통해 도로 한가운데 설치돼 볼썽 사나웠던 배전반(전기공급시설)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야외무대와 광장이 조성됐다.
주변에는 한여름 그늘을 드리우는 목백합과 대왕참나무 41그루도 심어졌다. 보행자 전용도로가 생겼고 곳곳에 분수와 벤치가 생겨 거리쉼터로 손색이 없다.
현재 동성로 전체구간 1300m 가운데 1차 사업분 760m의 개선작업이 끝났으며, 동성5길∼중앙치안센터∼통신골목 구간 2차 540m는 12월 완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경북대 이정호(건축학과)교수를 중심으로 민간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무분별한 도심 공간을 걷기 편하고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문화적 컨셉트가 도입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이 끝나면 쾌적하고 아름다운 동성로만의 고유한 역사성과 분위기가 되살아나 도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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