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태양광, 태양열, 지열이 공급하는 에너지로 불을 밝히고, 냉장과 세탁기를 가동하고 TV를 켠다. 심지어 남는 전력은 한국전력을 역송해 저축해놓기도 한다.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의 국립과천과학관 그림홈 모델하우스.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진 83㎡ 규모의 그린홈 모델하우스엔 전기에너지가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을 밝힐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전제품도 잘 작동했다. 그린홈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 가전 기술, 친환경 요소 등을 접목해 에너지소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차세대 주택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사업이기도 하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그린홈은 단열기술과 신재생에너지기술, 고효율 기술의 집약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내부로 들어서자 환한 조명이 실내를 따뜻하게 비춘다. 천정의 조명들은 모두 에너지 사용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에너지 소비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제품이다.
거실 천정을 가로지르는 블라인드가 걷히자 굴절된 태양 빛이 은은한 실내 분위기를 자아냈다. 동행한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박강훈 대리는 “자연환기와 채광을 돕는 장치로 창문 등을 통해 유입된 외부 공기가 자연적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돕고, 조명에너지까지 절약할 수 있다”면서 “그린홈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허투루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과 가장 다른 부분 중 하나는 창호 시스템. 그린홈에 설치된 모든 창문은 3중 유리를 사용해 열손실을 70% 이상 줄였고, 건물 밖에 설치된 차양막은 건물 바깥쪽에서 전달되는 태양에너지를 75%까지 차단해 여름철 냉방 부하를 덜었다. 그린홈 내부의 핵심시설은 보일러실. 기존 주택은 보일러 하나 정도로 족하지만 그린홈의 경우, 열에너지를 회수하는 배기열 회수·환기 장치와 태양열 에너지를 담는 태양열 축열조, 생산된 전력을 직류에서 교류로 바꾸는 태양광발전시스템 인버터, 땅속의 지열을 회수하는 지열 히트펌프 등 각종 기계설비로 가득차 있다.
기계들 한켠으로는 매순간 전력 사용량을 한 눈에 모니터할 수 있는 실시간 전력감시시스템이 현재 전력량을 표시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은 이 모니터링 장치만으로도 5∼15%정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2020년까지 그린홈 100만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린홈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 83㎡ 규모(방2, 거실, 화장실)의 그린홈 총 건축비는 1억7000만원. 기존의 일반주택 건축비는 1억2000만원선이지만 태양열과 지열 이용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접목한 비용이 4500만원, 건물 단열 등에 1200만원 등 6000여만원이 소요되면서 건축비가 30% 넘게 초과됐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그린홈 방식으로 건축될 경우 투자비 회수기간은 대략 14∼15년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제도가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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