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머리국밥’ 갤러리?…식당 이름 그대로 사용

‘소머리국밥’ 갤러리?…식당 이름 그대로 사용

기사승인 2009-07-15 18:11:01


[쿠키 문화] 건물 지붕에 ‘소머리국밥 전문’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음식점인 줄 알고 들어서면 뜻밖에도 벽면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만나게 된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에 지난 10일 개관한 갤러리 ‘소머리국밥’이다. 50평 정도의 갤러리 이름이 ‘소머리국밥’이라니,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전시장의 운영 주체는 문화기획과 전시진행 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할아텍(Hal Art&Technology). 국립현대미술관의 ‘2009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서용선씨가 이경희 류장복씨 등 조형예술가들과 함께 2001년 설립한 문화활동 모임이다.

‘예술과 환경’을 기치로 출범한 할아텍은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소멸에 가까운 변화를 겪고 있는 강원도 철암지역에 관심을 두었다. 90여 차례의 답사와 조사를 거쳐 ‘철암 그리기’라는 타이틀로 문화환경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2년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철암역 갤러리를 개설하기도 했다. 폐허처럼 변한 탄광촌과 고원지대의 수려한 풍광이 대비되는 철암지역을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으로 담아내는 할아텍의 활동이 점차 소문이 나자 조덕환 박항률 윤남숙 이인범 심철웅 전경옥 등 미술계 인사를 중심으로 120여명의 후원인이 생겨 났다.

할아텍은 문화 소외 지역에 예술환경을 조성하는 또 하나의 사업으로 양평에 전시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수도권전철 등 접근성이 좋은데 비해 문화적 요소가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 이곳을 택했다. 공간을 물색하던 중 5년간 운영되다 최근 문을 닫은 ‘소머리국밥’ 건물을 임대했다. 임대료와 전시장 설치 비용 3000만원은 후원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탰다. 식당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주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개관전은 김태옥 서용선 안재복 추인엽 등 할아텍 회원 작가 20여명의 작품으로 8월9일(금·토·일 오전 11시∼오후 5시)까지 연다.

할아텍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사업가 류민구씨는 “문화 소외 지역 주민에게는 예술 감상 기회를, 환경이 어려운 작가에게는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대안공간의 갤러리”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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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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