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에 우리 생사가 걸렸다” 이보경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저작권에 우리 생사가 걸렸다” 이보경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기사승인 2009-07-21 17:50:02

[쿠키 경제] 저작권위원회와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를 통합한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3일 공식 출범한다. 이보경(52) 초대 위원장은 통합 저작권위 출범에 앞서 지난 20일 본보와 첫 인터뷰를 갖고 “저작권을 중시해야 콘텐츠강국이 될 수 있다”면서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교과과정을 통해 저작권을 가르치도록 하는 등 저작권 교육과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저작권위 위원장을 맡았으며 4월부터 통합 작업을 주도해 왔다. 그는 “출판이나 방송 한 가지만 해도 가전산업이나 반도체산업보다 세계적으로 시장이 더 크다”며 “콘텐츠산업에 우리 생사가 달렸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휴대폰이나 조선, 디스플레이 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 중 어떤 분야도 캐릭터산업보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도 그 하나 하나가 엄청난 시장이다. 정부 목표가 ‘콘텐츠 5대 강국’인데, 이것만 달성해도 경제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문화관광부 문화산업본부장 출신으로 콘텐츠산업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을 기초로 유통된다”며 “콘텐츠산업은 곧 저작권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을 권리로만 규정하는 게 아니라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전 저작권위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했다면, 통합 저작권위는 저작권의 산업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세계적인 갑부들을 예로 들었다.

“미국의 빌 게이츠가 뭘로 돈을 벌었나? 프로그램 팔아서 번 거다. 영국의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로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다. 저작권으로 갑부가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저작권의 경제적 가치가 상승하면서 저작권 분쟁도 분출하고 있다. 불법복제로 인한 연간 피해액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이 저작권이 뭔지 잘 모르고 저작권 침해가 범죄라는 인식이 약한 상황에서 처벌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한 예방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작권 침해사범의 다수가 청소년들”이라며 “교과서에서 저작권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내년에 초등학교부터 저작권 교육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저작권 침해 고소가 9만 건이 넘고,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청소년 수는 2만3000여명에 이른다.

통합 저작권위는 저작권 관련 문의나 분쟁, 신고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민원상담실을 신설했다. 또 저작권정보센터를 확대해 저작권 정보를 통합하고 저작권 유통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미국에는 문화부가 따로 없고, 문화와 관련한 유일한 국가기관으로 저작권청이 있다”며 “미국 저작권청이 미국을 세계 1등의 콘텐츠강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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