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26일 납품업자인 오모씨가 대형할인점 한국까르푸(현 이랜드리테일)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협력사원의 인건비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오씨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까르푸에 황태포 등을 납품하면서 이 회사의 8∼9개 영업점에 판촉활동 명목으로 협력사원을 파견했다. 까프루가 협력사원의 급여조건과 근무시간을 책정하는 등 채용과정을 주도했지만 정작 인건비 등은 오씨가 부담해야 했다. 6년 가까운 납품기간 동안 오씨가 부담한 인건비 등은 수억원이었다. 협력사원들은 까르푸에서 황태포를 판매하거나 시식용으로 제공하는 일을 주로 했으나 다른 코너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계약이 해지되자 오씨는 까르푸를 상대로 협력사원들의 인건비 등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일부만 인정했으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까르푸가 직접 (협력사원들의) 근무시간과 급여 등을 결정한 사실, 오씨가 협력사원에 대해 고용주로서 책임을 부담한 사실, 협력사원이 황태포 판매 이외의 업무도 담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까르푸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오씨에게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까르푸가 배상해야 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납품업자가 협력사원을 파견함으로써 지출한 인건비 등의 합계액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