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서 금·은 ‘뚝딱’… 도시광산업 1번지 토리컴

산업폐기물서 금·은 ‘뚝딱’… 도시광산업 1번지 토리컴

기사승인 2009-07-27 18:34:00

[쿠키 경제] 망가진 컴퓨터의 메모리칩에서 금이 나왔다. 손목 시계용 건전지에서는 은이 추출됐다. 굳이 금·은광석을 채굴하지 않더라도 폐전자제품의 PCB(인쇄회로기판)나 메모리칩으로도 ‘돈되는’ 귀금속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산업폐기물이나 폐전자제품에 함유된 금속을 뽑아내 재활용하는 ‘도시 광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자원 낭비를 막고 무역수지까지 개선하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전 충남 아산시 둔포면의 재활용업체 토리컴 공장 안. 금 빛깔을 띤 메모리칩 더미가 호이스트(소형 화물을 들어 옮기는 장치)에 실려 박리액(탈금을 돕는 용액)이 담긴 대형 용기로 옮겨졌다. 이 안에서 씻겨진 메모리칩에는 조금 전까지 보였던 금색이 말끔히 사라졌다. 박영태 생산팀장은 “메모리칩에 붙어있던 금 성분만 화학 작용으로 빠져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기에 담긴 금가루는 용해(녹임)와 정련(불순물 제거), 전기 분해 등 일련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고 나면 1주일쯤 뒤 반짝이는 1㎏짜리 금바(bar) 형태로 재탄생한다.


토리컴은 이 같은 작업으로 월평균 150㎏ 정도의 금을 추출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200㎏까지 손에 쥔다. 은같은 경우는 월 4t씩 얻고 있다. 1992년부터 산업폐기물의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토리컴은 이 분야에서 ‘도시광산업 1번지’로 통한다. 2006년 335억, 2007년 550억원, 지난해 6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 도시광산업은 미래형 필수 사업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금광석 1t에서는 5g의 금이 추출되는데,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52g, 폐휴대폰 1t에서는 무려 400g의 금이 쏟아진다. 말그대로 도시광산인 셈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도시광산업을 통한 금속 재활용율을 20% 늘리면 연간 24억2000만달러의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고용을 창출하는 부수 효과도 따라온다. 지경부는 이달 초 도시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기업의 산업단지 입지 규제를 완화키로 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팔을 걷었다.

도시광산업의 발전은 폐전자제품의 회수가 얼마나 잘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회수되는 폐전자제품은 회수 가능한 제품 가운데 5% 미만으로 파악된다.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실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제품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들로부터 폐전자제품을 쉽게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환경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산=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박재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