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은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시즌 초만 해도 KIA 안치홍과 삼성 김상수, 두산 이용찬 등이 주목받았다. 이용찬은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과 같이 19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타이틀 획득에 근접해 있어 신인왕 경쟁에서도 가장 유리한 상태다.
KIA 안치홍은 상반기 타율이 0.243에 그쳤으나 홈런을 12개나 쳤고, 올스타전 MVP까지 거머쥐면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김상수는 타격 부진 등으로 출장횟수가 줄어들더니 어느샌가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5월부턴 두산 홍상삼과 롯데 김민성이 부각됐다. 홍상삼은 지난 5월 2일 사직 롯데전에 데뷔 첫 선발등판해 깜짝 승리를 따낸 후 승승장구, 상반기를 8승2패(방어율 3.91)로 끝내며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김민성은 3할 언저리까지 올랐던 타율이 어느새 0.248까지 떨어져 후보군에서 멀어지고 있다. 두산 이용찬과 홍상삼이 팀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치홍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판세다.
시즌 MVP는 신인왕 경쟁보다는 팀 성적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예측이 더 힘들다. SK 김광현의 2연패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투수 쪽에선 같은 팀 송은범이, 타자 쪽에선 두산 김현수가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 12승2패 방어율 2.59를 기록, 다승과 방어율 1위였던 김광현은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어 2년 연속 MVP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승과 방어율에서 11승2패, 2.73으로 각각 2위에 올라 있는 SK 송은범(25)도 유력한 후보다. 타이틀 획득 여부에 따라 둘 중 누가 MVP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빼어난 성적이다.
타자 쪽에선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에서 타이틀 획득을 노리는 박용택과 김현수가 근접해 있는데 현재로선 팀 성적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 박용택 보다는 김현수가 유리한 양상이다.
김현수가 2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고 포스트시즌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다면 투수 보다는 MVP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신고선수 출신이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2003년 이승엽을 마지막으로 줄곧 투수가 MVP였다는 점도 타자 출신 MVP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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