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풍부해진 시장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돈은 있고 정보가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이 낭패를 겪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 정보를 얻고 크로스 체크하는 것이 헛다리를 짚지 않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한다.
경매시장 공동투자를 조심하라
지난 23일 대구에서는 “경매 부동산을 낙찰 받아 재매각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집, 모두 1억7000만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공동투자’를 미끼로 한 사기 유형이다. 특히 경매 초보자들에게는 적은 돈으로 여러 명이 고가의 부동산을 공동 투자해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때로는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의 장근석 매니저는 “공동 투자를 권유하는 모집책이나 운용자들 가운데 수익률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일단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투자를 권유하는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투자 원칙에 따라 다양한 루트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만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상가분양 착시현상 경계하라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김모(52)씨는 요즘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큰맘 먹고 투자한 수원 시내 A상가의 오픈 날짜가 이미 다섯번째나 연기된 것. 김씨는 실투자금액 3000만원이면 연 10%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광고 내용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지만 지금은 ‘차라리 계약을 해지해서 원금만이라도 보전받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김씨의 경우, 투자한 상가에 대한 과장되거나 그릇된 정보로 물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착시 현상’에 빠졌다는 것.
박 소장은 “각종 광고에서 내세우는 ‘유동인구가 많다’거나 ‘프리미엄이 보장된다’, ‘독점상가로 돈이 된다’는 등의 감언이설을 그대로 믿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초보자의 경우, 객관적 분석없이 친지나 친구의 권유에 의지하는 투자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분양시장 ‘벌떼 마케팅’ 주의하라
비교적 싼 가격의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있는 주택 수요자들은 이른바 ‘벌떼 마케팅’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벌떼 마케팅은 미분양 아파트를 소진하기 위해 분양 대행사들이 최소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텔레마케터들을 고용, 전화로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 방식이다. 건설사들마다 수천 채씩 남아 있는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최근 들어 애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마케터들간의 지나친 경쟁에 따른 정보 왜곡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분양 대행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분양 정보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거나 정보를 과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은 수요자들이 찾지 않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며 “대행사 외에 시공사와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 등을 통해 정확한 현장 정보를 얻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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