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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박태환이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장거리 라이벌 장린(중국)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장린은 3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7분32초12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은퇴한 호주의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이 2005년 세운 종전 세계기록(7분38초65)을 무려 6초53이나 단축한 놀라운 성적이다. ‘다이빙 강국’이지만 경영 부문은 아직 세계수준에 못 미치던 중국이 세계선수권대회 경영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린은 박태환의 벽에 번번히 막혀 눈물을 쏟아야 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금메달을 놓쳤던 장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사진을 방에 걸어 놓고 경쟁심을 불태웠다. 또 자국인 전담코치를 둔 상태에서 호주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을 지도한 데니스 코토렐의 지도를 받으며 일취월장했다.
결국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도 파울 비더만(독일), 우사마 멜룰리(튀니지)에 이어 3분41초35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더니 800m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수영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당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였던 장린은 이날도 중국 국가가 연주되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장린은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놓쳐 눈물이 났지만 지금은 기뻐서 눈물이 난다”면서 “이제는 1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해켓의 사진을 걸어놓아야 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더이상 적수가 아니고 이제는 1500m의 세계 기록을 갖고 있는 해켓을 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이날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1초51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수영 황제’의 위용을 되찾았다.
전날 자유형 200m에서 아레나의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파울 비더만(독일)에 뒤져 2위를 하면서 지난 4년간 달려온 국제대회 개인종목 연승행진이 깨졌지만 이날은 ‘낡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스피도의 반신 수영복을 입고도 세계기록을 새로 써 수영복 논쟁을 벌이던 호사가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이외에 미녀 수영선수로 유명한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이탈리아)는 여자 자유형 400m에 이어 자유형 200m에서도 세계기록으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고, 남자 평영 50m 결승에서는 카메론 부르흐(남아공)가 전날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경영 종목 나흘째 경기가 치러진 이날도 7개의 세계기록이 나왔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작성된 세계신기록은 22개로 늘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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