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대도’ 전준호 “출격 준비 끝났다”

[프로야구]‘대도’ 전준호 “출격 준비 끝났다”

기사승인 2009-08-02 17:39:01

[쿠키 스포츠] 지난달 31일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이 2군 경기장으로 쓰는 경기도 고양시 설문동 하이닉스 야구장. 뙤약볕이 내리쬐는 녹색 그라운드에 대도(大盜) 전준호(40·히어로즈)가 새까만 얼굴 아래 흰 이를 드러내며 나타났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첫 ‘550도루’에 도전했던 그는 지난 4월11일 SK전에서 549개째 도루를 성공한 직후 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4개월째 2군 훈련 중이다.

“완치됐다”면서 그가 부러졌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내밀었다. 나뭇가지처럼 구부러진 그 손가락은 19년 도루인생의 증언처럼 보였다.

전준호는 6월 타격 훈련을 시작해 7월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20여 경기에 나서 3할대 타격을 유지하며 정교함을 회복하고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배를 바닥에 대고 두 손을 펴 베이스에 들어가는 슬라이딩)은 자제하고 있지만 도루 타이밍을 잡는 훈련도 진행하며 1군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역 선수생활 막바지에 선 전준호는 악착같이 1군 복귀를 준비했다. 그는 “의사에게 뼈가 붙었다는 진단을 받고 3일 만에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면서 “타격할 때마다 손가락이 울려 고통스러웠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양준혁(삼성), 이종범(KIA) 등 40대 노장들의 분전에 대해서 “(그들이)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로도 박수받을 일”이라며 “정신적 기둥이면서 실질적인 전력으로 활약하는 게 놀랍고 자극이 됐다”고 답했다.

팀 최고참인 그는 “개인 기록의 의미보다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느냐 못나가느냐 갈림길에 있는데 도움을 못 줘 안타깝다”며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히어로즈는 1일 현재 5위 삼성과 3.5경기 차로 6위다. 남은 일정을 감안했을 때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전준호는 “(히어로즈는)최약체로 분류됐던 팀이었지만 후배들이 잘하고 있다”면서 “한번 더 힘을 내 치고 올라가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 삼성과의 경기에는 이를 좀더 악물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지난 199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전준호는 2074경기에 출장해 통산 0.292의 타율, 3차례 도루왕(1993·1995·2004년), 한국프로야구 최초 2000경기 출장, 18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 등을 기록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친정인 롯데 사직구장에서 양준혁에 이어 사상 2번째 2000안타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에는 친정팀 롯데 팬 앞에서 대기록을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550도루는 홈 팬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감독님 부름만 기다리고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튀어나갈 준비가 됐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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