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양산에 다걸기’
박희태 대표에겐 관리형 대표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쇄신 파동 때는 물갈이 대상 1호로 꼽히기도 했다. 대선 당시 실세그룹인 6인 회의 멤버였던 그가 실세형 대표가 되지 못한 배경으로 ‘원외’라는 신분적 한계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박 대표가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에 출마하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는 다음주 초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양산 출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도 본격화됐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양산 지역 정서를 감안, 박 대표는 친박 진영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친박 의원들의 복당과 당협위원장 교체를 주도한 데 이어 친박연대와의 통합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3일 친박연대와의 당대당 통합과 관련, “최고위원들 몇명과 비공식적으로 ‘이제 같이 가야 하는 거 아니냐’ 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몽준, ‘당내 뿌리 내리기’
정 최고위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당내 계파 문제를 비판해왔다. 그만큼 계파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권 주류측과 스킨십을 강화하는가 한편 여권 입장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선 여야 지도부에 ‘냉면 회동’을 제의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인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 ‘맥주회동’을 가진 사례를 든 뒤 “여야 지도부가 냉면이나 삼계탕을 같이 하면서 ‘의견이 다르다는 데 동의 할 수 있는’ 대화를 갖는다면 국민이 정치에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최근 행보를 두고 박 대표가 10월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당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당헌에 따라 대표직을 승계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여권 주류 수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재오, ‘정치 복귀 서두르기’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으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 작업은 순탄치 않다. 특히 3일 출범한 한나라당 당헌·당규 개정 특위 활동 기한이 오는 연말까지여서, 9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이 전 의원의 지도부 복귀 시나리오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의원 입각설 등은 끊이지 않는다. 친이측에선 자원외교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이상득 의원의 공백을 메울 인사가 이 전 의원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어떤 식으로든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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