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4일 지난달 경매시장 동향을 설명하며 되물었다. 예년과 달리 여름 휴가철 비수기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각종 지표로만 본다면 지난달 중순 정부가 주택 담보대출비율(LTV)을 10%포인트 낮춘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리한 대출을 낀 성급한 주택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돈줄 몰리는 부동산시장=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서울 개포동 주공 아파트 전용면적 43㎡이 감정가의 112%인 7억8500만원에 낙찰되자 주위에서는 ‘와’ 하는 짧은 탄성이 터졌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기(16∼31일)의 서울지역 경매 낙찰률은 87.7%. 지난 6월(86.4%)에 이어 LTV가 강화된 지난달 상반기(1∼15일)의 86.3%보다 높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매각률이 상승한 것이다. 경매진행건수 가운데 낙찰된 물건의 비율인 매각률의 경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각각 46.2%와 48%를 기록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지지옥션의 강 팀장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공격 투자를 이끄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주택 경매가 뿐만 아니라 주택 매매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7월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값은 전달보다 0.3%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지역에서도 강북(0.5%)보다 강남(0.8%)이 더 올랐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도 5월보다 6300여 가구가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양도세 면제 등 미분양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정부의 혜택 영향이 클 것”이라며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간 신호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값상승 기대 속 성급한 투자 금물=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내외의 경기회복에 기대감과 함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도 상승폭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 114 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의 가격은 자체 수급보다는 외부, 즉 정부 정책에 따른 기복이 심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적인 대출 규제가 있다면 그 범위와 시기에 따라 집값 상승폭이나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앤알 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현재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면서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부분 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통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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