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즐거움 발견했어요”…뚝섬 장애인스키교실

“새로운 즐거움 발견했어요”…뚝섬 장애인스키교실

기사승인 2009-08-05 16:12:00
[쿠키 스포츠] “물에 들어가 가만히 있는 게 물놀이의 전부였죠.”

찜통 더위로 물놀이 인파로 가득했던 5일 정오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한바탕 한강 물살을 시원하게 가르고 뭍으로 나온 정찬인(62)씨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는 지체장애 2급으로 하체가 불편했지만 이날 서울시 장애인체육회가 마련한 수상스키교실에서 ‘칸스키’를 타고 10여 분 뚝섬지구 주변을 질주했다.

칸스키는 장애인 수상스키의 일종으로 하체가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앉아서 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 외에도 거의 묘기 수준으로 한쪽 발에만 스키를 착용하고 타는 ‘원스키’, 양발을 다 쓰는 ‘투스키’가 있다.

정씨는 “이동 문제를 비롯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장애인이 된 후 물놀이를 즐기기 매우 어려웠다”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 느낌이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수상스키교실에 참여한 장애인 모두 수상스키를 즐긴 것은 아니었다. 애석하게도 김선영(60·여·서울 상계동)씨는 손에 근력이 부족해 10여 분 동안 물속에서 스키와 씨름을 하다가 포기했다. 김씨는 “재작년에는 정말 재미있게 스키를 탔지만 올해는 손에 힘이 안 들어간다”라며 “운동 부족이야 운동부족….”이라며 내년을 기약했다.

수상스키 외에도 장애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함께 탈 수 있는 바나나보트와 모터보트 등을 타며 시원한 여름 오후를 만끽했다.

서울시 장애인체육회와 공동으로 수상스키 교실을 진행하고 있는 수상스키협회 한우석 사무국장은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여름 레포츠의 꽃인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다”면서 “몸이 불편한데다 물이 무서워 (물)근처에도 못 왔던 분들도 주변에서 조금만 도움을 준다면 멋지게 여름을 함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3회째를 맞은 ‘2009 서울시장애인 수상스키교실’은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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