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휴가중 가다듬은 하반기 정국 구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일쯤으로 예정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의 공식 회동을 통해 개각과 박 대표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 거취 ‘뜨거운 감자’=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6일 “이 대통령과 박 대표와의 회동에서 개각과 박 대표의 10월 재선거 출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회동에서 10월 양산 재선거 출마와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한 입장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박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대표직을 달고 할지, 떼고 할지 여부다. 박 대표가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미리 사퇴한다면 꺼져가던 ‘9월 조기전당대회’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여전히 친이계에선 9월 조기 전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전대 출마에 대한 친박 진영의 반발이 심한 만큼 대안을 준비중이라는 말도 떠돈다. 안상수 원내대표 전대 출마카드 등을 염두에 둔 얘기다. 관건은 이 대통령의 의지다. 박 대표의 출마 의지가 강하지만 여전히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표의 출마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인 입각=개각폭은 여권의 최대 관심사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라디오방송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최소한 소폭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 스타일상 사람 바꾸는 데 신중해 개각 폭이 작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연일 한나라당 지도부가 대폭 개각과 한나라당 의원의 입각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3선의 원희룡 의원과 재선인 나경원 의원이 각각 지식경제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입각설이 돌았던 이재오 전 의원의 기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최근 “돌아가지 않고, 쉬어가더라도 곧바로 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입각이 아닌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친박 의원들 입각 여부도 관심 거리다. 장 사무총장은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입각에 대해 “충분한 역량도 있고 당내 갈등 해소 등 다른 의미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분이 가시면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 입각은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주요 변수다. 하지만 친박 한 의원은 “장관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박 전 대표와 상의는 할지라도 최종 결정은 본인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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