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복덩이’ 김상현,‘한대화’가 돌아왔나

‘굴러온 복덩이’ 김상현,‘한대화’가 돌아왔나

기사승인 2009-08-09 16:47:01

[쿠키 스포츠] 올 시즌 야구 명가로 부활한 KIA의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돌아온 김상사’ 김상현(29)이다.

김상현은 8일까지 타점 86개(1위), 홈런 22개(2위), 타율 0.298(14위·팀 내 1위)로 KIA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시즌 초반 LG에서 KIA로 트레이드 되기 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출전 경기수는 86경기로 다른 선수들보다 10∼15경기 이상 적다. 하지만 1경기당 평균 1타점을 뽑아내는 등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때리는 무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김상현은 시즌 득점권 타율이 0.402로 시즌 타율(0.298)보다 1할 이상 높다.

게다가 8월 들어서는 출장한 6경기에서 무려 타율 0.520, 6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8일 군산에서 열린 SK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런 김상현의 활약을 보며 야구 팬들은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클러치 히터(찬스 때 잘치는 타자)였던 한대화(현 삼성 수석코치)를 떠올린다.

한대화는 동국대 시절 세계야구선수권 우승의 주역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선 처음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3년간 OB에서 부진했던 그는 1986년 고향팀 빙그레 이적이 무산된 후 차선책으로 택한 해태에서는 ‘해결사’로 변신했다. 그가 뛴 9년 동안 해태는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6회나 우승했다. 김상현 역시 한대화와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군산상고 출신인 김상현은 2001년 기대 속에 해태에 입단했지만 당시 정성훈(현 LG)에 밀려 이듬해 LG로 트레이드 됐다. LG 2군에서는 ‘배리 본즈’란 별명이 붙을 만큼 폭발적인 화력을 뽐냈지만 이상하게도 1군에만 오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3루수로서 수비 불안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직전 LG가 자유계약선수(FA) 정성훈을 영입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정성훈이 김상현과 마찬가지로 3루수인데다 타격 역시 훨씬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상현은 4월19일 팀 동료인 박기남과 한묶음으로 KIA 투수 강철민과 트레이드 됐다.

트레이드 직후 KIA는 선발급 투수를 내주고 수비도 타격도 어정쩡한 김상현을 데려온다는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김상현은 ‘굴러온 복덩이’였다. 무엇보다 연봉이 5200만원에 불과해 수억원씩 받고도 제몫 못하는 선수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프로데뷔 10년째 드디어 만개한 김상현이 KIA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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