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슈터’…외국인 용병 도입으로 토종슈터 기근

‘사라진 슈터’…외국인 용병 도입으로 토종슈터 기근

기사승인 2009-08-13 00:12:00
[쿠키 스포츠] 중국 톈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농구 대표팀이 슈터 기근에 신음하고 있다.

12일 이란전에서 한국은 00대 00로 맥없이 무너졌다. 슈터 방성윤과 이규섭은 3점슛 6개를 던져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나란히 무득점에 그쳤다. 외곽에서 힘을 보태지 못하자 골밑에서 하승진(2m21)도 하메드 하다디(2m18)에게 압도 당했다.

전날 대만전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결정적인 한방이 없어 고전(72대 70)했다. 지난 7월 존스컵에서도 외곽슛은 어김없이 림을 외면했고 요르단(67-83), 레바논(79대 97)전에서 대패했다. 외곽슛 부재, 아시아 최고의 슈팅 정확도를 자랑했던 한국 농구로서는 낯선 고민이다.

외국인 선수 등장이 큰 이유로 꼽힌다. 프로농구 출범과 함께 외국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면서 골밑 공략이 주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주로 토종 가드와 외국인 용병의 2대 2 방식으로 공격이 진행됐다. 슈터의 존재감은 떨어졌다. 이는 삼성 이규섭의 예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삼성의 힘은 테렌스 레더라는 특급 센터와 이상민, 강혁 등 노련한 가드진의 조합이었다. 슈터 이규섭은 별로 할 일이 없었다. 가끔 오는 3점슛 기회로는 능력을 키우기는 커녕 유지도 버거웠다.

전문 슈터 계보는 신동파에서 시작돼 이충희, 김현준으로 이어지고 문경은을 끝으로 끊겼다. 공교롭게 프로농구 출범과 시기가 맞물린다. 외국인 용병 제도가 토종 센터 양성의 토대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슈터 명맥이 끊기는 셈이다.

변화는 불가피하다. 프로농구연맹(KBL)이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규정을 보유 2명 출전 1명으로 축소했고, 국제룰 변경에 따라 3점슛 거리도 50㎝(종전 6m25에서 6m75로)나 멀어졌다. 구단들은 줄어든 외국인 선수 비중에 맞춰 다양한 득점 루트 개발에 나설 것이며 전문 슈터 양성은 이 중 중요한 옵션이다.

한편, 12일 이란에 져 E조 2위로 밀린 한국은 14일 오후 F조 3위 레바논과 8강 토너먼트 첫 경기를 치른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