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물가… 지표물가는 ‘안정’ 체감물가는 ‘고공’

따로 노는 물가… 지표물가는 ‘안정’ 체감물가는 ‘고공’

기사승인 2009-08-13 17:17:01

[쿠키 경제]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최정미(37)씨는 13일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1단에 1000원이던 대파 가격이 2주만에 1940원으로 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장마 뒤끝이라 농산물 가격이 다소 올랐을 것으로 생각은 했으나 실제로 와 보니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생활물가 고공행진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상추(100g) 가격은 1106원으로 한 달 전보다 배 가까이 뛰었고 깻잎(200g)도 3165원으로 43%나 상승했다. CJ가 설탕 가격을 올리면서 빵, 햄, 우유, 음료수, 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에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대두 가격도 부셸당 1216.50 센트로 지난 3월3일에 비해 40.96% 상승해 식용유, 콩류 제품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부동산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교육비도 심상치 않다. 일단 자율화되는 고등학교 교과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고교 교과서는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이미 14.5% 인상됐다.

공공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의 택시 기본요금이 각각 6월과 8월부터 500원과 400원 올랐고 서울시의 지하철과 버스요금은 내년에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요금은 지난 6월27일부터 평균 3.9% 상승했고 가스요금도 평균 7.9% 올랐다. 이달 들어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프로판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의 가격이 전월대비 11.2%와 7.4% 인상됐다.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괴리, 왜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거나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6% 상승하는데 그쳐 9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올 하반기 물가가 2% 중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왜 이렇게 지표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큰 것일까. 우선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크게 뛰었으나 올해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아 착시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생활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7.1%나 상승했음을 감안할때 지난달에 0.4% 상승에 그친 생활물가지수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지표물가를 산정할때 적용하는 항목별 가중치가 5년만에 조정되는데 실제 장바구니 물가는 이보다 훨씬 빠르게 변동된다는 점이다.

통계당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물가지수 가중치 조정주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신운 물가분석팀장은 “지표물가를 산정할때 적용하는 가중치가 실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비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기준년(2005년)에서 멀어지면서 지표물가와 체감물가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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