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UFC에서 한일 양 국기 계속 붙이겠다”

추성훈 “UFC에서 한일 양 국기 계속 붙이겠다”

기사승인 2009-08-14 17:48:02

[쿠키 스포츠] “한·일 양국 국기를 도복에 붙인 건 서로 사이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의 표현입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추성훈(34·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일교포 4세인 추성훈은 한국 유도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 후 일본으로 귀화, 미국 격투기 메이저 단체인 UFC에서 활동하고 있는 격투기 스타. 고질적인 한국 유도계 파벌의 희생자라는 동정론과 함께 수더분한 외모, 빼어난 격투 실력 때문에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앨런 벌처(25·미국)와의 UFC 데뷔전을 승리로 이끈 후 이달 10일 입국해 광고 촬영 등 바쁜 국내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다.

추성훈은 링에 오를 때 도복 양 어깨에 단 태극기와 일장기를 한 번씩 ‘툭툭’ 치는 세리모니로 유명하다. 그의 자서전 제목 ‘두 개의 혼’처럼 양국의 혼을 담아 싸우겠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UFC 대회에 나갈 때마다 두 국기를 계속 붙이겠다”고 말했다.

민족주의를 교묘하게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그런 비판에 대한 책임은 다 나에게 있다”면서 자신의 부족함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저는 일부러 꾸미는 일을 하지 않는다.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국에서의)인기 비결인 것같다”라고 답했다.

격투기 선수가 CF 촬영을 너무 자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스포츠 선수라도 24시간 운동을 할 수는 없다. 일반인도 드라이브와 여행을 하고 사진도 찍고 TV도 본다. 스포츠 선수들도 다른 거 할 시간이 있다”면서 “격투기가 제일 중요하지만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스포츠나 인간적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 무대와 달리 미국 UFC는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하는 정글이다. 실력에 비해 자국에서 과대 평가받는 일본 격투계의 영웅 사쿠라바의 예에서 보듯 한·일 양국은 민족주의적 색채를 스포츠에 씌우길 좋아한다. 그러나 UFC에서는 자국 선수라도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면 가차없이 야유가 쏟아진다. 국적의 굴레를 신경쓸 필요가 없는 미국 땅에서 그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양국의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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