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은 해리포터 마법학교로 오세요”…대학가 이색강좌 눈길

“신입생은 해리포터 마법학교로 오세요”…대학가 이색강좌 눈길

기사승인 2009-08-16 17:28:00
[쿠키 사회] 해리 포터 마법학교, 악기 제작, 영국박물관 테마수업…. 대학마다 2학기에 이색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취업과 학점에 도움이 되는 과목에만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색 교양 강좌를 열어 외면받는 인문학, 예술,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서울대학교는 2학기에 ‘소리의 과학과 악기제작 체험’이라는 강좌를 연다. 각국 민속악기를 관찰해 악기를 제작하고 시연회에서 연주하는 수업이다. 강의를 개설한 전기컴퓨터공학부 성굉모 교수는 수강생이 자신만의 악기를 만들고 기말고사 기간에 발표회를 열어 연주하는 것으로 시험을 대체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한국전통문화와 규장각’ 수업도 열었다. 학생들은 규장각에 있는 조선왕조실록, 대동여지도, 영·정조 시대 회화자료 등 기록문화재을 직접 볼 수 있다. ‘산과 인생’이라는 수업에서는 관악산, 북한산 등을 등산하고 암벽등반 실습을 받는다.

연세대도 관심을 끌만한 교양강좌를 개설했다. 베스트셀러인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법약 수업에 착안한 ‘해리 포터 마법학교’라는 이름의 신입생 대상 강좌다. 차성운 기계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물리화학 수업을 마법약 실험처럼 체험하고 원리를 설명하는 식으로 강의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연세대 산업공학과는 ‘인류의 기술 발전’이라는 주제를 영국박물관이라는 테마로 수업하기로 했다. ‘영국박물관을 통한 문화와 기술 발전의 이해 및 예측’ 수업을 개설한 손소영 교수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유물 속에 나타난 문명과 기술 발전을 공부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기술의 흐름을 예측해보는 강의”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취업이나 학점에 유리한 과목에만 몰리고 인문학, 기초과학에는 등을 돌리는 것이 최근 대학가 풍경”이라며 “되도록 흥미있고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수업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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