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6대 무너뜨린 우사인 볼트 “9초4도 가능”

9초6대 무너뜨린 우사인 볼트 “9초4도 가능”

기사승인 2009-08-17 2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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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인간은 얼마나 빨리 뛸 수 있을까?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1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58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9초69를 기록해 최초로 마의 9초7대 벽을 깨며 금메달을 목에 건지 1년 만에 9초6대도 허물었다.

◇기록 달성의 순간=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결정하는 100m 결승 스타트 블럭에 볼트, 타이슨 가이(27·미국), 아사파 파월(27·자메이카)이 나란히 포진했다. 가이는 2007년 오사카 대회 우승자로 볼트 등장 전까지 최강자였고, 파월 역시 볼트 등장 전까지 세계기록(9초74)을 보유하고 있었다. 볼트 4레인, 가이 5레인, 파월 6레인에서 숨죽인 채 각각 출발 총성을 기다렸다.

출발은 파월이 0.134초로 가장 예민했고, 이어 볼트가 0.012초 차이로 튀어나갔다. 셋은 20m지점까지는 거의 동일 선상에서 달렸다. 그러나 30m지점부터 볼트가 긴 다리 길이를 이용한 특유의 '학다리 주법'으로 성큼성큼 앞서 나가더니 이내 폭발적인 가속도를 선보이며 점차 경쟁자들을 떼어냈다. 베이징올림픽 때 우승을 확신하고 여유를 부려 구설수에 올랐던 볼트는 결승선 통과까지 이를 악물고 달렸고, 전광판에는 9초58이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가 찍혔다.

◇신이 내린 스프린터=남자 육상 100m에서 1968년 짐 하인즈(미국)가 9초95의 기록으로 최초로 9초대에 진입한 후 칼 루이스(미국)가 9초8대를 끊기까지 무려 2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대(9초79)에 도달하기까지 다시 8년이 흘렀다. 볼트가 등장해 베이징올림픽에서 9초6대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9년이 필요했다. 0.1초 단축은 그야말로 세기의 기록이었다. 1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0.11초 단축한 볼트의 나이는 23세. 가히 신이 내린 스프린터라고 할 수 있다.

◇가능성은 무한대=23세의 나이와 더불어 그의 천부적인 신체조건은 앞으로의 기록 단축에 큰 희망을 걸게 한다. 원래 주종목이 200m였던 볼트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출발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보완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할 때 0.165초였지만 이번 대회 평균 반응속도는 0.145초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는 0.135초도 찍었다. 볼트가 "스타트만 보완하면 더 좋은 기록을 찍을 수 있다"고 누누이 말해온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사실로 입증됐다.

1m96의 키와 긴 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중·후반 스피드 그리고 약점으로 지적된 스타트까지 보완한 그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일만 남았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41보 만에 100m를 주파하면서 기존의 선수보다 4∼5발자국 덜 뛸 수 있는 탁월한 신체 조건을 유감없이 뽐냈다.

여기에 옆에서 그를 채찍질할 강력한 라이벌도 존재한다. 이번에 사타구니 부상으로 정상컨디션이 아니었지만 9초71로 미국 신기록을 세우며 2위에 오른 타이슨 가이와 9초84로 3위에 오른 팀 동료 파월도 건재하다.

볼트는 경기가 끝난 후 "9초4에서 멈출 것 같다"라면서도 "모든 일은 가능하다"며 기록 행진을 예고했다. 인간 한계와 맞서고 있는 볼트가 과연 어디까지 질주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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