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DJ 국장 예우 받을 만한 업적 가진 분”

李대통령 “DJ 국장 예우 받을 만한 업적 가진 분”

기사승인 2009-08-21 22:49:00


[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국회에 도착, 흰 장갑을 끼고 고인의 영정 앞에 묵념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나라사랑의 그 마음 우리 모두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이명박'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조문을 마친 뒤 국회 본청 3층에서 이희호 여사를 만나 위로했다. 이 여사는 "문병도 와 주셨는데 조문까지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김 여사의 손을 잡았다. 이 여사는 최근 청와대 경내에서 배드민턴을 하다 발목을 삔 김 여사에게 "불편하실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례했다. 이 대통령은 "(다친 후로) 오늘 처음 외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장 결정과 장례 지원에 감사를 표하는 유족에게 "그만한 예우를 받으실 만한 업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남은 사람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최근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이영훈 담임목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도 조문을 마쳤다.

23일 영결식이 엄수될 국회 잔디 마당에는 3만여개의 의자가 설치됐다. 최경환 비서관은 "많은 분들이 참여해 화합하고 화목하고 화해하는 '열린' 국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추모곡도 만들어졌다. 고은 시인이 헌정한 '당신은 우리입니다'라는 시를 노랫말로 하고,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 교수 겸 가수 신형원씨가 곡을 붙였다. 최 비서관은 "시 내용에 걸맞게 장엄하고 웅장한 곡"이라며 "김 전 대통령을 잃은 전 국민의 슬픔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회를 찾은 조문객들은 폭염 속에서도 수백 m씩 늘어서 차분하게 조문 순서를 기다렸다. 김 전 대통령의 과거 육성 연설과 애창곡 '아침이슬' '그리운 금강산' 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조문객들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를 모은 소책자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1988년 온도계 회사에서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고 문송면(당시 15세)씨의 형 문근면씨는 가족들과 함께 밤늦게 빈소를 찾았다. 문씨는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이 산업재해 인정을 위해 같이 싸워 주셨다"면서 "서민과 노동자를 위해 평생을 사신 대통령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181개 분향소에서 30만여명이 조문을 마쳤다고 밝혔다. 시청앞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광장 바닥 사이로 50여m 흰 광목천이 깔렸다. 따가운 햇볕을 등진 시민들은 웅크린 채 김 전 대통령에게 남기고 싶은 글을 썼다. 만화가들은 가로 6m 세로 5m 크기 캔버스에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을 그렸다. 만화가 박건웅씨는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우성규 양진영 기자,사진= 호임수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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