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절단 “고인의 북남화합 뜻 받들어 할 일 많다”

北사절단 “고인의 북남화합 뜻 받들어 할 일 많다”

기사승인 2009-08-22 00:12:00


[쿠키 정치]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단장으로 한 북측 특사 조의방문단은 21일 김포공항에서 국회 빈소로 이동하는 동안 화물차량을 앞장 세웠다. 화물차 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낸 조화가 실려 있었다.

조문단이 오후 3시53분 빈소에 도착했을 때 '그리운 금강산'이 잔잔히 울려퍼졌다. 분향하기 위해 100m 길이의 긴 줄을 이루던 시민들은 곧 북측 조문단이 왔다는 소식에 차량이 들어오는 쪽으로 한꺼번에 쏠렸다. 수백명의 시민이 '통일'을 연호하며 박수로 이들을 환영했다.

조문단은 화물차에서 조화를 꺼냈다. 붉은 김정일화와 김일성화를 하얀 백합과 국화로 둘러싼 것이다. 조화에 달린 검정 리본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 김정일'이라는 금빛 글씨가 씌어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조문단은 빈소 앞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 국회 박계동 사무총장, 법무부 황희철 차관의 안내를 받았다. 김 비서는 "이렇게 환영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분향소 안내자는 조문단 6명의 이름과 직책을 불렀다. 조문단은 조화를 영정 앞에 세운 뒤 묵념하고 헌화했다. 조문록에는 '정의와 양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분향소 우측에 서 있던 홍업 홍일씨를 위로했다. 나란히 서 있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총리 등과 악수하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조문단은 박 사무총장의 권유로 국회 본관 3층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과 차를 마셨다. 김 의장이 "먼 길 오셨다"고 하자 김 비서는 "다 먼 길이라 하는데 먼 길이 되어서는 안 될 길이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적극적 대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의장이 "구체적 이야기는 정부 당국자간 하도록 하자"고 말하자 김 비서는 "내일까지 여기 있는데 여러분을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기념사진 촬영 후 김 비서는 "4년전 (국회) 의사당에서 환대받았다. 8·15때였다. 그때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며 현 정부들어 냉각된 남북관계를 상기시켰다. 또 "의장을 비롯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했다.

조문단은 국회를 떠나 동교동 김대중 평화센터에서 이 여사를 만났다. 김 비서는 이 여사를 위로한 뒤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을 낭독하고 메시지를 달했다. 김 위원장은 김 비서에게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며 "여러나라에서 조문단이 오겠지만 남보다 먼저 가서 직접 애도의 뜻을 표해야 한다. 사절단의 급도 높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이 여사는 사의를 표하고 답례로 스카프와 넥타이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조문단은 이어 숙소인 호텔에서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비롯해 임동원·정세현·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과 만찬을 했다.만찬은 2시간 30분동안 이어졌다.임 전 통일부 장관은 만찬 직후 취재진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사진= 이동희 기자
rula@kmib.co.kr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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