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신종 인플루엔자가 무섭게 확산되면서 개학을 연기하거나 이미 개학을 했지만 임시 휴교 조치를 내리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 경로를 추적해 신종 플루 확산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교육당국으로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학부모들 역시 불안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교생 가운데 1명이라도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 휴교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감염 확산이 잇단 휴교로 이어지면서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신종 플루 감염자가 발생해 임시 휴교 조치를 내렸거나 개학을 연기한 초·중·고교는 모두 16곳이다. 이들 학교 중 대구 지역의 중·고교 3곳은 아직 환자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방학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학생 중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 개학을 연기했다. 또 지난 16일 개학한 서울 A고는 최근 2학년생 3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서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휴교 조치가 내렸다. 교과부는 개학일이 몰려 있는 24일 이후 개학 연기 또는 휴교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1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각급 학교로 하여금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고, 신종 플루 감염 위험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온 학생은 1주일이 지난 뒤 등교하도록 지시해놓은 상태다. 교육청별로도 신종 플루에 대한 세부 대응 요령을 작성해 시행토록 지시해놨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철저한 교내 위생 관리, 감염자 발생 시 즉시 보건소에 연락, 감염자를 상대로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한 교육 자료 제공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계별 관리요령'을 세워놨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학교 2학년인 딸을 두었다는 양윤현(48·서울 서초동)씨는 "처음 신종 플루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무섭다. 외출하고 돌아올 때마다 손발을 깨끗하게 씻도록 가르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으니 걱정이다"며 불안해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모(48·여)씨는 "하도 불안해 학교에 전화를 걸어 등교시켜도 될지 문의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대부분의 학교가 이번 주 초에 개학하는데 신종 플루 잠복기간이 1주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예방이 이뤄질지 걱정스럽다"며 "학교와 정부에서 철저히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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