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3월18일 회사원 양모(51)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서울 서초동의 한 치과 병원을 찾았다. 상해보험에 가입한 양씨는 원래 치아 2개가 없었지만 병원 치위생사 심모(36·여)씨와 짜고 기존 치아를 뽑은 것처럼 진단서를 위조한 뒤 치조골 이식과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보험설계사의 조언에 따라 1회인 시술 횟수도 2회로 부풀려 작성했다.

보험 약관 상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수술 1회당 2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허위 진단서로 양씨는 보험금 400만원을 받았다.

정모(55)씨도 지난해 5월 한 번에 치아 9개를 임플란트 시술했으나 의사 김모(32)씨와 공모해 9회로 나눠 수술한 것으로 진단서를 꾸며 보험금 1800여만원을 챙겼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임플란트 시술 횟수를 부풀린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양씨 등 48명과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탈 수 있다며 보험가입을 유도한 황모(40)씨 등 보험설계사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김씨 등 치과의사 6명과 심씨 등 치위생사 3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양씨 등은 2007년 3월부터 서울 시내 치과 병원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뒤 시술 횟수를 부풀린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80차례 3억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1회로 그친 임플란트 시술을 수차례 받은 것처럼 조작된 진단서를 위조하거나 아예 임플란트 시술을 하지 않고서 한 것처럼 위조된 진단서를 발급 받았다. 의사들은 환자를 유치하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했고, 보험설계사는 보험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 보험설계사, 환자가 공모해 허위 진단서를 만들었다”며 “보험 약관의 맹점을 노린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