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비화

김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비화

기사승인 2009-08-24 23:58:00
[쿠키 정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국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많은 비화를 남겼다.

이희호 여사, 김정일 위원장에 감사편지

김 전 대통령 측은 북측으로부터 조문단 파견 소식을 듣고 곧바로 청와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정부는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북측 조문단은 21일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마련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박 의원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앞으로 감사편지를 전달했다. 이 여사는 이날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편지 내용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조문단을 파견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았다”면서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이 여사가 큰 글씨로 직접 쓰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 조문단은 만찬에서 적극적 대화 의지를 내비쳤고, 남측 인사들이 청와대 예방을 제안하자 그 자리에서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DJ측, “영결식장 서거 사흘전 결정”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해지자 서거 사흘전인 지난 15일, 박 의원이 최경환 비서관 등 비서진을 급히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으로 불러모았다. 국장과 국회 영결식,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 등 장례형식과 안장 장소 등에 대한 김 전 대통령측 입장은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으로 잠시 옮겨졌던 지난달 22일 ‘민주 대연합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몸이 불편한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등에 대해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영결식 때 영정을 들었던 장손인 손자 종대씨에 대한 근황도 여러차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 “9일장 고집말라”

김 전 대통령의 상태가 악화되자 청와대도 맹형규 정무수석을 통해 아침 저녁으로 병세를 점검했다. 서거 당일인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시작된 장례절차 조율에서 정부측은 국장과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맹 정무수석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말로 정부 내부에서 설득작업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여사는 “검소하게 하고 꼭 9일장을 고집하지는 말라”며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이따금 “나야 죽으면 당연히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가겠지…”라는 되뇌였다고 한다.

이 여사, “말씀 한마디 못듣고 보내 속상”

이 여사는 조문 온 주변 인사들에게 “서거 직전 말씀 한마디 못듣고 보내드리게 돼 너무 속상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영결식이 거행된 23일 안장식 장소인 동작동 국립현충원까지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도 내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대국민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광장에서 잠시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도 계속 흐느끼다 “여기서는 절대 우시면 안된다. 의연하셔야 한다”는 비서진의 말에 간신히 감정을 추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24일 비서진에게 묘역 정비에 대해 “검소하고 법규에 맞게 조성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미국 유학파인 이 여사는 23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조의 전화를 통역없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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