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늙어가는 지구촌에 유일하게 젊어지는 대륙이 있다. 동아시아 여성들이 1.7명을 출산하는 동안, 여성 1인당 평균 5명의 아기를 낳는 다산의 땅 아프리카다. 1950년대 유럽인 2인당 1명에 불과했던 아프리카(사하라 이남 지역) 인구는 2050년이면 유럽인 0.5명당 1명꼴인 20억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비율이 높아지는 연령대는 20∼50대 노동 가능층이다. 노동 가능인구가 늘어나는 초유의 인구 호황시대에 진입하게 된 아프리카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경제발전의 호기를 맞게 됐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분석했다.
사실 아프리카는 늘 출산율이 높은 나라였다. 아프리카의 인구 증가가 새삼 기회가 되는 건 연령분포의 변화 때문이다. 평균보다 여전히 높긴 하지만 아프리카의 출산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과거 6∼7명이던 출산율은 현재 1인당 5명, 2030년에는 3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아직 노령화를 걱정하기 이른 아프리카에서는 출산율 저하가 의외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조부모 세대가 수명을 다하고 신생아는 줄어들면서 노동인구의 비율이 커지게 된 것이다. 2015년까지 아프리카 32개국 중 27개국에서는 노동인구 비율이 크게 늘게 된다. 이에따라 아프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력이 풍부해 생기는 ‘인구 보너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구 보너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노르웨이 인구학자 헨릭 우르달에 따르면 젊은층 1% 증가가 사회분쟁 위험은 4% 증가한다. 특히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라면 시한폭탄과 같다. 식량증산이 뒤따르지 않으면 토지, 물 부족이 최악의 분쟁을 가져올 수 있다. 인구증가가 가장 높은 곳은 역설적이게도 난민캠프다. 따라서 분쟁이 출산율을 높이고 다시 분쟁이 격해지는 악순환도 가능하다. 가족붕괴, 정부부패 등도 우려스러운 현상 중 하나다. 현재 아프리카 전역에는 5000만명의 고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버려진 아이들이 정상적인 젊은 노동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코노미스트는 “부패, 자원부족 등 난관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각국은 최근 도시화와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토대를 다지고 있다”며 “늘어나는 젊은 노동력이 독이 될지, 약지 될지는 미결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