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한국의 철도기술이 유라시아 대륙철도를 타고 세계시장 정복에 나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그동안 고속철도(KTX) 건설 과정에서 축적한 철도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등 세계시장 진출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공단은 세계 3대 철도 강국인 중국에서 이미 3개 철도노선 건설공사의 감리업무를 수주한 데 이어 우즈베키스탄 진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공단은 지난 3월 중국 하얼빈∼다롄 구간(904㎞)의 여객전용 철도건설 엔지니어링 감리 및 자문용역을 따낸 뒤 한국의 철도기술을 중국 대륙에 전수하고 있다. 현장에 파견된 공단의 철도전문가 6명은 최근 하얼빈∼다롄 전 구간의 터널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시공실태를 점검, 용접불량·방수시트 손상 등 갖가지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했다.
공단은 2011년 10월까지 전체 구간 감리업무 관리감독과 선양 근처 시험구간 20㎞에 대한 직접감리뿐 아니라, 중국 감리원에 대한 교육 및 현장지도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공단 베이징지사 허억준 지사장은 “경부고속철도 건설로 얻은 기술과 경험으로 중국 철도 건설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2004년 11월 베이징지사를 설립했다”며 “2020년까지 철도연장을 12만㎞ 이상으로 확충한다는 야심찬 중장기 철도망계획을 갖고 있는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2005년 5월 쑤이닝∼충칭 간 148㎞의 철도 중 시험선 구간에 대한 감리용역을 따냈다. 100년이 넘는 한국철도사상 첫 해외진출에 성공한 사례였다.
이후 2005년 12월에는 선양철로국감리사 등 5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우한∼광저우 간 983㎞의 여객전용선 중 제1구간 152.8㎞ 구간에 대한 감리용역도 수주했다.
공단은 2006년 말 중국 철도부의 공사감리 수행평가에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철도선진국들을 모두 제치고 최우수 평가를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단은 우즈벡 철도 현대화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까지 12억44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2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단은 또 러시아·몽골 등과 철도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아시아∼유럽간 컨테이너 시범운송사업과 몽골철도 개량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공단은 대륙철도의 길목인 몽골과 러시아뿐 아니라 또 미국·브라질 등 아메리카대륙은 물론 아프리카 지역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공단과 민간기업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카메룬 국가철도 마스터플랜 컨설팅사업을 수주했다. 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 간 420㎞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사업과 미국의 고속철도사업 참여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현용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그동안 펼쳐온 중국철도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몽골·러시아 등 대륙철도는 물론 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까지 진출, 연간 7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세계 철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글·사진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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