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계대출 부실,한국경제 새 뇌관 되나

중기·가계대출 부실,한국경제 새 뇌관 되나

기사승인 2009-08-31 17:35:00

[쿠키 경제] 중소기업(중기)과 가계 대출 부실이 올 하반기 경제운용에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중기와 가계의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그동안 중기대출 부실을 막아준 정부의 신용공여 한도마저 거의 소진되면서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금리 상승시 중기 및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돼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1.32%로 전월말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반기 결산 이후 신규 연체가 발생하면서 연체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분기 말 이후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이 감소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도 연체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연체율이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기업과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좌우하는 실물경기도 아직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월 말 현재 기업대출 연체율은 1.88%로 전월 말에 비해 0.19%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0.80%로 0.02%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 연체율은 2.10%로 0.2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7월 말 0.63%로 전월 말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최근 340조원을 돌파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44%로 0.01%포인트 올랐다. 경기회복 전망으로 시중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경우 금리상승→이자부담 증가→연체율 상승→가계부실→소비감소→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3년간 은행들의 공격적인 여신 성장세가 2008년 2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기 등에 대한 익스포져(손실금액)가 증가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특히 2분기에 중기 대출 연체율 하락에 기여했던 정부의 신용보증 규모가 하반기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기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3∼6월에는 매월 4조원대에 달했지만 7월에는 1조원대로 급감했고,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액도 올 3월 2조3947억원에서 7월 788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했고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부실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 연체율이 안정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투자나 고용이 빨리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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