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는 휴식, 해외파는 훈련…‘몽니와 무능의 결합’ 절름발이 소집

국내파는 휴식, 해외파는 훈련…‘몽니와 무능의 결합’ 절름발이 소집

기사승인 2009-09-01 2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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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외박 허락을 받아 1일 저녁까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겼다. 골키퍼 김영광은 서울전에서 얻은 손가락 부상을 치료받았고, 오범석(이상 울산)도 느긋한 휴가를 보냈다.

이운재(수원)는 이날 소속팀 오전 훈련을 소화하고 휴식을 취했고, 이동국(전북)과 김치우(이상 서울)도 각각 오후에 소속팀 훈련에 참여했다.

허정무호는 그 시각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호주와의 평가전(5일)을 대비해 첫 소집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 23명 중 해외파 10명만 참여한 전대미문의 '절름발이' 훈련이었다.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프로축구연맹이 대표팀 소집의 경우 국내 친선 경기는 48시간 전 소집에 응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소속 선수들을 오는 3일 합류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1시간여 계속된 훈련에서 대표팀은 패스게임과 5대 5 미니경기 그리고 프리킥 연습으로 몸을 풀었다. 하지만 파행은 불가피했다. 훈련이 끝나고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박지성은 "골키퍼도 없었는데요…."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해와파들은 이구동성으로 연맹의 몽니를 성토했다. 이영표(알 힐랄)는 "몇몇 구단은 대표팀에 피해의식을 가진 것 같다"면서 "월드컵이 1년도 안 남았다. 1분 1초가 아쉽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근호(이와타)도 "해외 전지훈련까지 준비하는 일본과 비교된다", 김동진(제니트)은 "이런 경우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가세했다. 허 감독도 "지도자로서 축구인의 선배로서 각성해야 한다"며 대열에 동참했다.

K리그 소속 선수들은 언급을 피했지만 맏형 이운재는 "선수는 선수의 위치에서 운동장에서 플레이로 말하면 그만이다"면서 해외파와 선을 그었다. 프로연맹 이준하 사무총장은 "국내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지난달 25일 협회가 10월 세네갈 평가전 일정을 연맹 요구대로 연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협회의 양보에도 연맹은 48시간 규정을 고집해 이번 반쪽훈련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됐다. 협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K리그 일정이 확정된 시점은 올해 2월. 상급 단체로서 그동안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원죄가 있다. 부랴부랴 봉합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격이다. "우리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 국내 축구계를 바라보는 해외파 이영표의 시선은 정확해 보인다. 파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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